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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Nov 08. 2024

선택의 순간들이 모여 되는 세상

살기가 팍팍하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내 지갑은 점점 얇아진다. 예전에 3천 원이면 살 수 있었던 달걀이 이제는 최소 7천 원을 줘야 겨우 손에 쥘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끝도 없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데, 내 월급만은 멈춘 채 그대로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끝없이 상승하는 와중에 나만 제자리인 듯한 느낌. 매해 진행하는 행사비의 인건비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데, 내 몸값은 여전히 종종걸음이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는 지출한다. 불을 켜면 전기세, 바퀴를 굴리면 주유비, 밥을 먹으면 밥값, 그리고 커피 한 잔. 이 모든 것들이 쌓여 나가는 하루. 문득 하루에 들어가는 돈을 계산해 보면 대체 얼마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건 뭐니 뭐니 해도 돈이다. 돈이 있어야 꿈도, 여유도, 행복도 지킬 수 있다.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이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경제'다. 자유민주주의의 대표적인 국가라고 칭송받던 미국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또 다른 장벽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왜 미국인들은 그렇게 압도적으로 그를 지지했을까? 그가 지내온 과거의 시간들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40대의 트럼프는 자비를 털어 광고를 내고 미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때의 생각이 지금 대통령이 된 그의 정책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한결같은 미국 우선주의, 자국주의. 어쩌면 맞는 말이다. 내 나라, 내 국민이 잘 살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결국 잘먹고 잘사는것이 가장 중요한 것.


우리나라도 이제 다문화 국가로 변화하고 있다. 어떤 도시는 10명 중 6명이 외국인이라고 한다. 울산의 한 회사 현장 노동자의 대부분이 베트남 혹은 태국 출신이라고 한다. 이 사람들이 물밀듯이 밀려와 서서히 우리나라를 잠식하게 된다면? 지금은 제한적인 이민 정책이 언젠가 문을 활짝 열어 자유롭게 외국인들이 드나들 수 있게 된다면? 그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떠오른다.


내 주머니가 점점 얇아지는데, 왜 남의 나라 전쟁에 내 세금을 써야 하는가?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가?트럼프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미국인들의 마음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내 것부터 지켜야 한다는 본능적인 생각. 나도 그 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지금 나의 팍팍한 일상을 들여다보면, 누구라도 그 선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내 가족, 내 삶,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이 땅이다. 이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은 지켜야 할 것들을 생각한다. 세상은 계속해서 변하고,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들은 때로는 작고 미약해 보이겠지만, 그 작은 선택들이 자신을 지탱해 준다.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걸어간다. 그리고 나는 그 질문들의 선택속에서 살아간다. 내 주변을 지키고, 내 안의 따뜻함을 잃지 않기 위해서. 답은 아직 찾지 못했더라도,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들이야말로 나를 더 나답게 만든다. 그렇게 나는, 팍팍한 삶 속에서도 한 걸음씩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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