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원 5명에게 하고 싶은 질문들
코끼리 코에 키워진 코뿔소 노든의 이야기, 소설 긴긴밤은 어린이 문학상 대상 작품이다. 책 표지엔 뿔이 잘린 코뿔소와 펭귄이 어색한 어울림으로 책을 요약해준다. 책을 절반 정도 읽고 나면, 표지를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처음으로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첫 발제자가 되었다. 책을 추천한 사람이 발제를 맡기로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먼저 책 추천을 해버렸다. 다른 사람의 발제를 보고 준비했으면 훨씬 수훨했을텐데 아쉽다. 그럼에도 열심히 준비를 시작한다. 독서 모임의 인원은 6명. 발제자인 나를 제외한 모두가 선택할 수 있는 질문 5개를 준비했다. 모임원들에게 이 글을 넘기고, 모임날 각자의 이야깃거리를 토론하도록 한다.
[긴긴밤]은 코끼리 무리에서 길러진 코뿔소가 코끼리들과 이른 작별인사를 하며, 세상으로 나가며 시작된다. 짧고 빠르게 어린 코뿔소는 인간이 관리하는 코끼리 고아원에서 '훌륭한 코끼리'가 되었고, '훌륭한 코뿔소'가 되기 위해 선택을 한다.
첫 번째 화두는 위 장면에서 건졌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삶이란 바다를 항해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방향이 되겠다. 대대로 공무원 일을 하던 집안에서 불안정한 직업을 가지려는 아이가 나왔다고 치자. 그 아이는 당신이고, 몇 년 뒤에 당신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예측되는 삶을 살 것인지. 당신의 눈에 반짝이는 빛을 낸 새로운 삶을 살 것인지. 토론해보자.
초원으로 나간 코뿔소는 자신과 같은 종족을 만났고, 코뿔소답게 사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짝은 만나 어여쁜 딸을 낳고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이 순간을 위해 코끼리 고아원을 잘 떠났다고 생각할 무렵, '탕'하는 소리와 함께 아내와 딸이 수렵꾼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자신도 총상을 입었지만, 뿔이 잘려 죽은 아내와 딸 옆에 누워 가만히 있는다.
어두운 암흑의 밤이 찾아온 그날에도 인간이 있었고, 노든이란 이름을 붙여 아내와 딸을 잃고 죽어가는 코뿔소를 살린 것도 인간이었다. 정신 차려보니 동물원 우리에 갇히고 치료받는 노든. 그리고 동물원에서 태어나 초원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코뿔소의 삶을 살아보지 못한 앙가부, 이 둘은 동물원 탈출이라는 목표를 가지게 된다.
노든이 치료를 위해 우리에서 치료실로 이동한 동안 앙가부는 동물원을 침입한 뿔 사냥꾼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삶이 어찌 이리 고난의 연속인가 싶지만, 갑작스레 터진 전쟁으로 인해 담이 무너지고 노든은 우리에서 나오게 된다.
그리고 동물원을 걸으며 양동이에 점박이 알을 담아 물고 온 치쿠라는 괴팍한 펭귄을 만나게 된다.
작고 여린 것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나보다 빠른 생의 것들을 사랑하는 것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치쿠가 떠나기 전, 노든은 알고 있었다. 치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그러나 치쿠는 노든에게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이 알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아빠의 경험이 있던 노든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그날 밤 치쿠는 노든의 품에서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다음 날 알에서 깨어난 작은 펭귄이 노든과 마주한다. 이제, 노든의 목표는 이 펭귄을 바다로 데려가는 일이다.
첫 독서모임의 발제를 맡게 되어, 이게 맞는지 틀렸는지 모르겠지만. 좋아하던 책을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생겨서 좋다. 혹시나 긴긴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댓글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해주셔도 좋다. 독서토론의 장이 꼭 대면일 필요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