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나 Oct 26. 2022

SaaS 제품 빌드 업 할 때 절대 놓치면 안되는 것4

제품 빌드 업 단계에서 브랜딩, 사용성을 고려해야 나중에 고생이 적어요

평소 저에게 메일로 많이 주시는 질문이 있어요. 이제 막 제품 빌딩을 마치고 마케팅을 시작해보려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에요. 그 질문을 받고 제품 투어를 하다 보면 알 수 있는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바로 사용성이에요. UI/UX 고려를 하지 않은 제품들이 정말 많다는 겁니다. 


질문은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인데 왜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 쓰는 게 아닌가요?' 

ㅋㅋ.. 네.. 사실 그렇긴 한데요. 이전에 쓴 다른 글들에서도 어느 정도 제 생각들을 담아내기도 했고 또 같은 주제를 쓰면 내용이 반복될 듯해서 오늘은 SaaS 제품 초기 빌드업 시 놓치기 쉬운, 그리고 놓치면 안 되는 요소들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해요. (물론 어느 정도 주관적이겠죠? 그렇지만 다수 성공사례에 있는 SaaS 제품들을 빌어 말씀드리는 것이니 너무 놀라지 마세요. )






오늘 내용 시작하기 전
짧게 요약할게요


- 제품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던 시절은 지났어요. 브랜딩, 사용성과 수익성에 기반한 요소들을 제품 초기 개발 단계에서도 고려해야 해요. 

- 유료 전환 요소들을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꼭 고려해야 해요. 처음이니까 나중에 해야지라고 생각했다가는 영원히 나중에 하게 될지도 몰라요. 

- 일방향적으로 소통하던 B2B 홍보 방식은 이제 매력이 덜해요.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알아야 해요.






요즘 SaaS 시장은 옛날 같지 않아요 

- 기능에만 초점을 두지 마세요

무슨 뜻 이냐면요. 특히 대부분의 SaaS 대표님들 2010~2018 년도에 창업을 하신 분들 중 다수 하시는 생각인데요. '대부분이 제품이 기능만 좋으면 되지 무슨 마케팅이고 브랜딩이 뭐가 필요해 UI/UX도 무슨 그런 거 없어도 제품이 좋으면 다 써' (절레절레) 그 시절에는 맞죠.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았으니까 어떤 솔루션만 나와도 대체제가 없었잖아요. 그렇지만 지금은 달라요. 뷰티/커머스 마켓 마냥 대부분의 제품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경쟁 구도를 가고 있죠. 






제품 빌드업할 때 절대 놓치면 안 되는  네 가지 

크게 사용성, UI/UX, 수익성으로 나뉘지만 그 안에서 대표되는 세부적인 요소들로 세 가지를 뽑아볼게요. 


- 웰컴 및 온보딩 가이드

유저가 가입하면 '안녕! 환영해 우리 제품 둘러볼래?' 하는 가이드 있죠. 메뉴마다 기능마다 설명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투어 가이드요. 생각보다 초기 제품 빌딩 할 때 고려되지 않는 요소 중 하나예요.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당연히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한 우리들은 중요하지 않죠. 모든 기능들을 다 알고 있으니까요. 


우리 제품을 처음 알고 가입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고객은 그렇게 똑똑하지 않아요. 

'이 정도면 별도로 안내하지 않아도 다 알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죠. '이 정도면..?'이 아니라 '무조건 모든 걸 다 알려줘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초기 온보딩 기획을 시작해야 해요. 그래야 사용자가 락인이 되죠. 


사용자가 가입했을 때 웰컴 스크린을 띄우는 것부터 -> 메뉴 별 기능 설명 -> 주요 기능은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도록 안내 -> 항상 우측/좌측 하단에는 튜토리얼 진행 % 를 알 수 있는 튜토리얼 바와 가이드 안내 창을 띄우는 것 말로 해서 간단하지 코드로 구현한다는 건 많이 어려운 작업일 거예요. 그래서 개발 단계에서 고려되지 않는 것도 맞고요. 


온보딩 툴 userflow 의 데모 제공 화면 (개인적으로 정말 잘 만든 솔루션 중 하나라고 생각)


개발에만 우선순위를 두다 보면 사실 UI/UX를 고려하지 않게 돼요. 폰트나 디자인과 같은 요소들 그렇고요. 처음에야 '제품만 좋으면 돼! 그럼 사람들이 알아서 쓸 거야'라는 마인드가 통하지만 요즘에는 아니에요. 같은 성격을 가진 제품 경쟁이 B2C 만큼이나 치열해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살아남는 건 역시 마케팅과 사용성이니까요. 그래서 이 같은 웰컴 스크린과 온보딩 가이드가 더 중요해지는 거예요. 이런 요소들이 추후 브랜딩으로 고도화될 거고요. 

Toggl의 제품 투어 가이드 

보세요. 2017년도 정도 전에 나온 SaaS 제품 군들의 UI/UX는 '응..? 이런 제품이 아직까지 있다고?'라고 말할 정도로 올드한 구성을 가지고 있어요. 쉽게 보면은 이거 화면 좀 크게 글씨랑 디자인 요소들 좀 바꾸면 안 되나?라고 생각하지만 그때 당시 나온 제품들은 오.로. 지 '어떻게든 제품 출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시간이 지나서도 쉽게 코드 구성을 변경할 수 없는 거예요.(실제로 이런 제품들을 여럿 봤답니다.. 어디 제품인지는 비밀..ㅎ) 


이런 경우에는 무리해서 개발자 분들 괴롭혀 가면서 UI/UX 고도화를 시도하기보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애드온을 사용하는 걸 추천해요. 



- 사용자 행동에 기반한 적절한 애드온 

모든 기능을 전부 구현하지 않아도 될 만큼 국내외 SaaS 시장은 많이 커졌어요. 그만큼 유용한 서비스들도 많아졌고요. 온보딩 가이드를 추가하기 위한 애드온 SaaS도 잘 되어 있고 조금만 찾아보면 적절한 제품들을 우리 제품에 녹여낼 수 있답니다. (단, 온보딩 가이드 제품은 대부분 해외 제품입니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해서 헬프데스크 문의 시에도 영어로 해야 한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온보딩 가이드를 위한 툴 

- UserGuidingUserflow, Product Fruits 등. 


이 외에 사용자 행동 추적에 기반한 기능은 핫자르와 뷰저블과 같은 툴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뷰저블은 사실 너무 비싸요. 초반에는 핫자르로 툴로도 충분히 트래킹 할 수 있으니 처음부터 너무 비싼 툴을 애드온으로 붙이지 마세요.) 


사용자 행동 추적 툴 

- Hotjar, Beusable 등. 


우리 제품이 너무 오래되어 신규 코드 추가가 말처럼 쉽지 않거나 구현이 어려운 경우, 시장에 나와 있는 부가적인 SaaS 툴들을 활용해 보세요. 월 사용비가 개발자 1명의 스트레스보다 훨씬 이득일 겁니다. 제가 아는 선에서 위와 같이 적었는데요. 아마 요즘은 더 많은 툴들이 있을 것 같아요.  



- 신용카드 결제 정보 입력

SaaS 특성상 초반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야 하니 무료로 오픈하는 경우가 많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가격을 부과하게 되고요. 신용카드 결제정보 입력은 정말 유료 전환 의사가 있는 고관여 관계자들을 구별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지만 사용자들을 모으고 그들로부터 버그리포트를 받아야 하는 단계에 있는 제품이라면 조금 더 고려할 필요는 있어요. 장벽이 될지도 모르거든요. 



신용카드 결제 정보 입력은 다수 해외 아티클에서 SaaS에서 수익화를 위해 시도해야 하는 첫 번째 절차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은데요. 


- 제품 체험에 니즈가 있는 사람은 카드 결제정보를 입력한다고 이탈하지 않는다. 

- 오히려, 이 단계에서 니즈가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해낼 수 있다. 

- 결제 정보를 입력 후 정보 갱신 및 삭제를 잊어버리고 자동 결제가 되어 계속 사용하는 사람들의 퍼센트가 높다. 

- 자동결제 정보가 없는 경우 계좌이체 등과 같은 번거로운 절차를 겪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이 이탈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유를 들어 자동결제를 촉구하지만 요즘은 시장 경쟁도가 높아짐에 따라 제품이 가지고 있는 방향에 맞추어 진행하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말하네요. (그래서 작가 양반 어떻게 하라는 거야?) 


- 무료 평가판? 전면 무료? 14일? 30일? - 사용자의 빠른 온보딩과 유료 전환 flow 구성 

이전 문단에 이어서 계속 가볼게요. 유료 전환 flow 구성은 신용카드 결제 정보 등록과 같은 맥락이기도 해요. 제품 초기에는 사람을 모아야 한다고 해도 어쨌건 수익이 나야 계속 운영을 할 수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SaaS 제품들은 무료 평가판 -> 전환 전략을 취하는데 여기서 무료 평가판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지에 따라 말이 많아요. 


무료 평가판 기간은 이전부터 14일이 적합한 기간이다 라는 글들이 많았어요. 그 기간을 따라 14일 무료체험을 제공하는 SaaS 제품도 많고요. 하지만 무료 체험 기간이 긴 것과 유료 전환 사이에는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다고 하는데요. 제일 확실한 것은 무료체험 기간에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사용자 한 명 한 명을 빨리 제품에 온보딩 시키고 그 진가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죠. 그래서인지 요즘은 '온보딩 매니저'라는 직무가 SaaS 업종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이 직무는 이미 해외에서는 널리 알려진 직무이나 재작년 즈음부터 막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여러분도 제품 유료 전환 및 평가판 설정 기간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사용자 한 명 한 명을 더 빠르게 온보딩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우선해서 고려해보세요. 그리고 10명이 평가판을 겪는 것보다 2명이 유료결제를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고 계셔야 할 거고요. 

핫자르의 가격 플랜 : 평생 무료 플랜을 제공과 함께 업그레이드 된 유료 플랜을 제공한다


평가판 설정과 유료 전환 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제한적인 기능을 가진 평생 무료 플랜을 제공하고, 사용 중간중간 다른 기능들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알림을 고객에게 인식시키는 부분이에요. 그럼 고객은 '아 이 제품 편리한데, 계속 업그레이드하라고 하네.. 그냥 하자 이 정도면..'라고 생각하게 되고 결제로 이어지겠죠. 

무료 플랜을 제공하면서, 업그레이드에 대한 알림을 계속 보내고 유료 플랜으로 넘어갈 시 자동결제를 위한 신용카드 등록으로 유도하는 방법이 가장 흔하게 사용돼요. 그리고 이 방법이 고객 유지를 위해 가장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IR은 기능과 언변으로 성공할지 몰라도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건 달라요

투자 유치를 위해 라운딩을 돌 때 투자자들은 오로지 제품의 미래와 전망성을 보고 투자하죠. 조직이 어떤지, 실제 사용성과 UI/UX가 어떤지는 크게 고려대상이 아니에요. (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분들이 개발 기능 고도화만 신경 쓰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사용성과 룩앤필(Look and feel)과 같은 부분은 엔드 유저를 모으기 위한 부분이지 투자받기 위해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기능과, 화려한 언변으로 투자를 받아도 그 이후. 엔드 유저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기능+a+b+ab 등... 다양한 것들이 필요해요. 오히려 투자자들보다 엄격한 건 엔드 유저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시장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으니까요. (제품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경험상 devops 쪽은 아직 성숙도가 높지 않았던 듯해요.)


그러니 여러분 제품 빌드업 단계에서도 꼭 사용성을 고려해주세요. 

처음에야 기능이 정말 좋아서 사람들이 가입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 같은 기능과 사용성에 기반한 룩앤필 가진 다른 제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는 이미 많이 늦었을 테니까요. 






B2B SaaS는 기능만 좋으면 다 돼! -> X 
언제 적.. 

우리가 알던 B2B 마케팅(SaaS X) 은 주로 일방향적인 메시지를 많이 쐈어요.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홍보'에 좀 더 치중되어 있었죠. 세일즈 고객 유치가 지금 보다도 더 최우선이었던 과거에는 브랜딩이니 마케팅이니 뭐니 그런 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럼 뭐 어떻게 하라는 거야!!!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들은 많이 없었고 고객도 선택권이 많지 않았어요. 고객과 소통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홍보'로서 제품을 알리는데 급급했죠. 

요즘은 많이 달라졌어요. 일방향적인 '홍보'를 계속한다면 그 제품은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사용성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제품도 마찬가지겠죠. 철저히 내부 관계자의 시선에서 '우리 제품은 이 정도면 됐어. 너네가 알아서 써'라는 느낌을 주니까요. 이와 같은 결에서 SaaS도 마찬가지예요. SaaS는 일반적인 B2B 쪽 보다 더 고객들의 눈이 까다로워요. 더 성숙하고요. 이런 시장에 기능의 단순 홍보라뇨. 말도 안 되죠.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들을 뚫고 나가야 하거나, 또는 유저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분야를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데 '우리 제품 좋아요. 쓰세요.'만 하면 고객이 와~ 좋구나 써야지 하면서 사용할까요? 

고객들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고 그런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고도화된 전략으로 유료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경쟁이 치열한 마케팅 분야와 같은(카드사, 뷰티, 커머스 등) 전략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지금은 아니지만 먼 미래에는 그럴 것 같네요) 그만큼 이제 SaaS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 꼭 명심하세요. 





여담 


오늘 내용은 실제로 많은 담당자분들이 문의하시는 내용에 기반해 작성해 봤는데요. 실제로 기능에 초점을 두는 대표님들이 많아서 아쉬운 점이 많아 조금 공격적인 문단 구성이 되어버렸네요. (하하. 이런 날도 있는 거죠. ㅋㅋㅋ) 사실 오늘 다루는 내용은 할 말이 더 많은데 다음 글에서 또 이야기해야겠어요. 이렇게 고생해서 얻은 고객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데, 대부분 가입 후 고객 관리는 잘하지 않으시거든요. 

SaaS 제품 마케팅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저에게 문의를 보내주세요. 조금 늦어도 2일 안에는 회신한답니다 :)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요. 



같이 읽으면 좋은 글 

- SaaS에서 계획 없는 콘텐츠 마케팅이 위험한 이유 

- SaaS 회사가 제품 브랜딩을 무시할 때 생기는 일



Written by @Hannah, SaaS/Brand Marketer

Hannah는 브랜드 마케터이자 SaaS 칼럼니스트입니다.
스토리텔링 및 전환을 위한 콘텐츠를 통해 잠재고객과 기업이 관심을 갖는 문제에 대해 통찰력 있게 알아봅니다. 항상 쉬운 문장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이전 13화 SaaS 제품 투어(온보딩)기획에 마케터 참여는 필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