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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스토리 Dec 05. 2023

부담을 이기면 성장할 수 있다.

누구나 있는 부담이라는 감정


부담을 안고 제주에 왔던 것처럼 모든 일에는 부담이라는 자유롭지 못한 감정이 따른다. 무작정은 아니지만 남편의 직업 때문에 나는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제주로 입도했던 그때는 처음부터

처음 제주에 입도했을 때 이곳에서 어찌 살까?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닌 육지와 딸랑 떨어진 이곳에서 어찌 살아야 하나.. 너무나 부담이었고 고민이었다. 3개월쯤 지났을 땐 우리 동네 바닷가 길을 걸으며 하늘에 떠오르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난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나 저 비행기 타고 육지 가야 하는데.. 실제로 나는 누구이며 왜 이곳에 있는가"라는 우울한 날들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섬이라는 생소한 장소가 이렇게 부담스럽 운 곳은 처음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 부담스러움을 이기고 지금은 계속 살고 싶은 곳이 되었다. 얼마나 많이 살기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 좋은 기회에 또 풀어 보겠다.



부담은 나만 있는 감정이 아니기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나이 마흔이 훌쩍 넘어서야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과 덜 부담스러운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일들로 나누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가장 부담스러웠던 일중 하나를 꼽으라면 언제나 남 앞에 서는 일이 아닐까?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며 섬기지만 여전히 대표 기도라는 부담은 크게 다가온다.

말을 잘해야 하는 자리도 아니고 그저 그곳에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의 축복을 위해 비는 행위이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 어떤 목사님은 그렇게도 말씀하신다. 대표 기도가 어렵다는 것은 하늘의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고 사람을 보고 기도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 설교를 들은 적도 있었다. 일부분 인정하는가 싶다가도 그랬거나 말았거나 부담스러움은 피해 갈 수 없다.

대표 기도를 예로 들었지만 내가 가장 부담스러운 상황은 그렇게 남들 앞에 서는 것이란 말이다. 수줍고 부끄러움 많은 나였다. 드러내기를 힘들어하는 사람이었지만 두런두런 서너 명이 모인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띄우기도 하고 이야기를 연결해 주는 이야기 메이커가 되기도 한다. 서두에 말한 것은 거짓말처럼 느껴지겠지만 나란 사람이 그렇다. 혹은 어떤 기회에 사람들은 나에게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편안하게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의 나는 매우 긴장되어 있고 부담스러움 백배라는 감정 상태에 이른다.


업무적으로 대표로 발표를 하거나 작고 크게 강의를 하는 날의 전날은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 순간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 일 때도 있다. 나 아닌 다른 사람도 그렇다는 걸 아주 늦게 알았을 때 동질감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부담이 반복이 되니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이것을 성장이라고 나는 한다.

나 스스로 더욱 자신감이 느껴지고 자신 있게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이 오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남들 앞에서는 긴장이 되고 부담이다.


인간관계에서도 부담감은 있다. 어떤 사람은 만났을 때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만날 때마다 부담인 사람이 있다. 부담스러운 사람을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나는 어르신들을 참 좋아한다.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대하는 부담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왜인지 모른 일적으로 만나는 나이가 많으신 목사님이나 장로님들과의 식사 자리가 간혹 있을 때가 있다. 처음에 식사를 하던 일이 생각이 난다. 직함이 주는 부담이 무엇이라고 우리네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지만 깍듯이 모셔야 했던 시간 속에서 나 혼자 여직원이며 십여 분의 어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쥐 죽은 듯이 불편한 부담 가득한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날 나는 체하고 말았다. 그 식사 자리 역시 여러 번 반복이 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져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건 아니지만 체하는 일은 없이 잘 먹게 되었다.


누구나 처음은 부담스럽다. 하지 못할 것 같다가도 못할 것은 또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삶을 살아가며 개척하고 알아가는 과정 헤쳐나가야 할 모든 일에는 부담이라는 것이 작용한다. 이 부담을 즐겨보자라고 언제부턴가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뻔뻔함이라는 것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는 쉽게 잘 어울리는 편이다. 그렇다면 부담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부담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치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하며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혹은 회의석상에서의 발표나 강의 등은 수없이 쳐다보고 연습량을 늘려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실제로 언젠가 강의 준비를 하며 엄청난 부담감이 휩싸였지만, 막상 그 자리에 서니 부담이 싸악 사라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너무 즐겁게 수업을 하며 서로의 만족도가 높았던 적이 종종 있었다. 아직도 멀었지만, 재미있기까지 했던 수업이었다.


전문강사가 아니어서 한 번씩 하는 그런 수업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던 나에겐 너무나 큰 경험이자 성장의 부담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긍정의 부담이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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