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기 저기 Jul 05. 2024

삿포로의 여름과 국뽕 (2024, 여름) PART 1

일행 4인 합계 나이 246살 팀 셀프 일본여행기

2024 여름은 미국에서 다니러 온 막내 동생 D과 여동생 S, 어머니와 함께 삼 남매 일본 북해도 여행으로 시작한다. 원래 계획은 5인 일행이었으나, 갑자기 생긴 사고 때문에 K는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장성한 3남매가 함께 어머니와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정말 감사하다. 땡스 갓.


Day 1

인천공항 1 터미널

저렴이 비행표를 찾다 보니 부산에어 항공권을 구입했다. 국적기가 아닌 잔잔바리 항공사들은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한다. 공항 발레 파킹을 신청해 놓았으나, 작은 실수로 발레은 못하고, 장기주차장에 주차하는 해프닝으로 여행 시작!


출발 비행은 급할 것 없으니 느긋하게 오후 1시 10분. 그래도 공항 오면 시간이 빨리 가는지 마지막엔 급해진다. 이륙 시간도 밀리고, 어찌어찌해서 일본 북해도 신 치토세공항에 도착한다.


오랜만에 일본 오니 그 사이 입국 심사 신고 절차가 전산화되었다. Visit Japan Web이라는 사이트에서 입국 신고서를 모두 작성 전송 후 QR코드를 만들어서 입국심사장에서 찍는다. 이제 볼펜이 필요하지 않다!


신 치토세 공항 - Keio Plaza Sapporo Hotel

공항에서 시내 호텔까지는 트레인 약 37분, 버스 약 1시간 소요된다. 물론 선택은 트레인이다. 표를 사고 기차에 오르는데, 근사한 좌석이 비어있는 칸이 있어 들어가려다가 제지당했다. 보니 'Reserved’라고 쓰여 있다. 예약? 어디서?… 쫓겨나서 빈칸을 찾아 열심히 이동 후 다행히 자리를 잡았다. 서서 가는 이들도 많다. 쫓겨난 Reserved 칸의 비밀은 금요일에 밝혀진다.


이동 중 창밖 풍경은, 수십 년 전 일본 방문 때나 지금이나 복사해서 붙인 듯이 똑같다. 이 나라는 정체되어 있다. 마르고 늙은 노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기차 좌석에서 한국에서 구입해 온 일본 유심으로 교체했는데, 데이터 통신이 안된다. 이런 적 없었는데… 일본 IT인프라는 뭔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벗어나 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호텔은 삿포로역(Sapporo Station)에 내려서 약 5분 걸으면 된다. 마치 서울역 내려 힐튼호텔 걸어가는 모양새다. 삿포로역은 중심역으로 다이마루 백화점과 스텔라 플레이스 쇼핑몰을 끼고 있는 거대한 상업공간이다. 인터넷에는 맛집도 많고, 제일 큰 몰이라고 소개하는데, 정작 다녀와 본 S와 D는 별거 없단다.

호텔로 걸어가는 길은 전형적인 일본 도시다. 오가는 이들도 평일 퇴근 시간이라 샐러리맨들이 대부분이다. 블랙팬츠에 흰 셔츠 입은 일개미 같은 일본 남자들이 어깨를 웅크려 개인 공간을 최소화하고 종종걸음으로 다닌다. 음… 보기만 해도 답답하다. 무슨 유치한 마음인지 나는 어깨를 더 쫘악 펴고 걸었다.


디너

구글 검색 초밥집을 찾아 찾아 헤매며 갔건만 빌딩 지하에 조그만 식당들은 예약이 차 있었다. 지하 식당가 가게들은 모두 소규모 식당이었고 퇴근 후 한잔 하는 샐러리맨들로 자리가 대부분 만석이다. 한 곳 4명 자리가 있어 신나게 들어갔으나, 옆팀 담배연기 때문에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이 좁은 지하 식당에서 담배들을 피워대면 어쩌자는 것인가! 이제 일본에서 후진국의 향기가 난다. 낡았다. 개념 없다. 불편하다. 이제 일본은 국운이 다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변하지 않으니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첫날 국뽕이다.


하는 수 없이 근처 다른 식당을 찾았고, 포장마차를 푸드코트처럼 한꺼번에 모아놓은 곳에 들어가 가장 조용한 코너에 앉아 저녁식사를 해치운다. 전철이 지나면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는 테이블에서 꼬치, 오징어 통구이, 계란말이 등 완전 맥주 안주 메뉴 이것저것과 구운 오니기리를 게눈 감추듯 후다닥 먹고 나왔다. 메뉴 한두 개에 맥주 놓고 고사 지내듯이 천천히 먹는 현지사람들과는 달리 후다닥 먹고 벌떡 일어나 계산하는 우리가 주인장에게는 천사로 보이자 않았을까. 매상도 1등 손님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녁 8시가 넘으니 도심은 한산하다. 식사 후 커피와 디저트 먹을 카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호텔 앞 세븐일레븐에 앉아 편의점 달달이와 커피로 디저트를 때우고 하루를 끝낸다. 도착 첫날 배고프고 정신없는 터라 사진이 없다.

작가의 이전글 의대증원 2,000명 필요한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