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맥을 쓰면서 늘 불편했던 점이 하나 있다. 이미지를 편집할 도구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포토샵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지만 파워포인트보다는 좀 더 이미지 편집에 특화된 앱이 필요했다. 포토샵을 사자니 과다 지출이고... 김프(Gimp)라는 무료 대체제가 있지만 UI가 불편했다. 나에게는 적당히 강력한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가 필요했다.
픽셀메이터라는 앱이 있다. 나도 이번 뉴스를 접하고 알게 된 서비스다. 사진 편집 기능에 그림 그리기, 레이어 추가 등이 가능한 앱인데, 11월 1일 날짜로 애플에 인수되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딱 내가 찾고 있던 이미지 편집 앱이었다. 특히 레이어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바로 써보고 싶었지만 50달러라는 가격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아마 나 같은 유저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폰처럼 강력한 ML 성능을 활용해 사진을 편집하고 싶으면서(예: 필터 추가, 배경 없애기, 이미지 생성 등), 아이폰보다는 좀 더 기능이 다양했으면 하면서도(예: 레이어 등) 돈을 내고 앱을 쓰기에는 부담스러웠던 사람들. 픽셀메이터는 iPadOS뿐만 아니라 macOS용 앱도 있고, 애플의 모든 기기가 AI칩을 내장하는 추세니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최근 애플은 자사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파이널컷 프로에도 굵직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마 애플은 유튜브나 SNS에 콘텐츠를 올리는 개인들이 어도비 제품 없이 애플 제품만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준비하는 것 같다. 물론 전문가들은 결국 전문가용 앱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 앱들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상향평준화되어 간다면, 취미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까지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프로를 결제해 사용할 필요는 사라져 갈 것이다.
픽셀메이터가 향후 기본 앱으로 탑재될지는 미지수다(제발). 느낌상 픽셀메이터는 기본으로 제공하고, 추가 기능을 프로 버전이나 애플 원(Apple One) 구독제에 포함시켜 판매하면 어떨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