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계란 가격이 치솟고 있다. A등급 계란 한 판(12개)의 가격은 작년 1월에 $2.25였으나 올해 1월에는 $4.95까지 상승했다. 공급도 줄어 계란 사재기가 한창이라고 한다. 핵심 원인은 조류 인플루엔자로, 현재도 많은 닭들이 살처분되고 있다. 미국의 조류 인플루엔자는 2022년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살처분된 닭이 1억 5,000만 마리가 넘는다.
이를 취재하는 영상에는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한 달에 1만 달러였던 계란 비용이 2만 4천 달러가 되었다 말한다. 식재료 비용이 2,000만 원이나 오른 셈이다. 이 외에도 마트의 계란 코너가 텅텅 비어있는 등 계란대란이라 부를만한 상황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 닭 렌탈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 기회를 틈타 생긴 것은 아니고, 2013년부터 있었던 회사인데 2022년부터 인기가 급상승한 것 같다. 취재 영상에 서비스 이름이 언급되지 않아 직접 찾아보니 Rent The Chicken이라는 곳인데,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다. 렌탈은 6개월 단위로 이루어지며 상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스탠다드 패키지 구성 (뉴욕 기준)
가격 $595
렌탈 기간 6개월 고정
알을 낳을 수 있는 닭 2마리
일주일에 낳는 알은 2마리 합쳐서 약 8~14개
닭장, 사료 그릇, 물그릇
닭 사료 약 45kg ($50 추가 시 GMO-프리 사료로 변경)
닭 돌보는 법을 담은 가이드북
"Fresh Eggs Daily" 요리책
배송, 설치, 철거 비용 모두 포함되어 있음
렌탈 기간 중 닭이 죽으면 업체에서 무료로 새 닭 배송 (단, 굶어서 죽은 것이 아니어야 함)
스탠다드 패키지가 있으니 당연히 디럭스 패키지도 있다. $200 추가 시 렌트하는 닭이 4마리로 늘어나며 닭장도 넓어진다. 사료도 기존의 두 배인 90kg로 제공된다. 디럭스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닭장만 업그레이드하는 패키지가 있지만, $100나 추가되기에 가성비는 떨어진다.
사실 계산해 보면 결코 저렴하지는 않다. 일주일에 알을 8~14개 낳는다면 한 달에 약 40개 정도, 6개월에 240개라는 계산이 나온다. 6개월 가격이 스탠다드 기준 $595이므로 계란 한 판에 $29.64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이 나온다. 그러나 사재기 때문에 계란을 구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니, 아무리 비싸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위 가격은 뉴욕 기준이며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오직 계란을 목적으로 닭을 렌탈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인터뷰를 보면 처음에는 계란을 위해 렌트했지만... 아이들이 닭을 돌보는 재미에 푹 빠지고, 어른들 또한 닭에 애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렌탈 기간이 종료된 이후 아예 키우던 닭을 입양한 고객도 있다고 한다. 이런 면을 보면 누군가에게는 $595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닐 것이다.
Rent The Chicken은 SNS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귀여운 닭과 병아리 사진을 잔뜩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