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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타임즈W Sep 22. 2020

[W렌즈 직장인, 불면을 넘어 숙면으로①] 직장인 숙면

과거 잠을 뒤로 한 직장인의 야근은 일의 성과를 내기 위한 고단한 노력으로 여겨졌다. 이제 그 공식을 ‘숙면이 성공을 좌우한다’로 바꿔야 할 때다. 질 좋은 수면이 직장인의 업무 성과와 건강, 행복감에 귀결된다는 전문가의 조언과 각종 연구 결과를 굳이 내밀지 않더라도, 이미 워라밸 시대에 진입한 우리의 몸과 정신이 잠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좋은 잠’에 소비하는 이들이 늘면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수면 경제)’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수면용품 시장도 활성화됐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하고, 피곤하고, 스트레스 많은 직장인들에게 숙면의 행복은 쉬이 오지 않는다. 워라밸 전문 매체 <데일리타임즈W>는 2020 직장인 수면 실태를 점검하고, 불균형한 수면을 균형으로 끌어올릴 해법을 제시한다. 매의 눈으로 고른 ‘꿀잠’ 보장 아이템과 기능성 침구까지 섭렵하고 나면,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나은 잠에 들 것이다. 


잠만 잘 자도 삶의 질은 훨씬 높아진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 뭣이 중헌디?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은 진리다. 보약 한 첩 먹을 돈을 아끼고 싶다면 잠만 잘 자도 된다. 하지만 시대 상황은 우리를 온전한 잠에 들기 어렵게 만든다. 스트레스도 많고, 할 것도 많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십니까?”라는 질문에 열에 아홉은 “먹는다”라거나 “잔다”고 답한다. 그 정도로 잠은 재충전뿐 아니라 현실 도피를 위한 최고의 방편이다. 잠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데 숙면을 위한 질과 양을 모두 잡기가 쉽지 않다. 업무량 과다로 인한 수면시간 부족,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 등 개인마다 이유도 원인도 다양하다. 여기에 최근의 코로나 시국은 코로나 블루 같은 우울감, 재택근무로 인한 라이프사이클 변화 등 불면증 요인를 더 추가하게 만들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로의 변화를 꾀하는 만큼 더 나은 잠을 자기 위한 노력은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현실에 부대껴 잠 못 자는 이 시대의 직장인이 깊은 숙면에 들길 바라며 직장인 수면 실태를 짚어본다. 


직장인의 수면 부족에는 회사 관련 비중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 사진=사람인

직장인 수면 부족 요인 1위는 ‘회사’ 때문

지난 1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565명을 대상으로 ‘수면 실태’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평소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6분으로 지난 2016년 OECD 회원국 평균 수면 시간인 8시간 22분보다 무려 2시간 16분이 더 적었으며, 미국 국립수면재단 기준 성인 최소 권장 수면시간 7시간보다도 54분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잠이 부족한 것일까? 설문에 따르면 ‘잦은 야근, 회식 등으로 퇴근 시간이 늦어서’(38.7%, 복수 응답)를 1위로 꼽았다. 직장인 불면증의 가장 큰 요인은 예상대로 ‘회사’와 관련된 일이 차지했다. 대한민국 성장 근간에는 인재들의 노동력이 있었지만, 그 뒤편에는 잠까지 반납하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직장인의 노고가 묻어 있었다. 다음으로 ‘TV 시청, 인터넷 검색 등으로 시간을 소비해서’(30.8%), ‘자기계발 등으로 시간이 모자라서’(25.5%), ‘회사와 집 사이의 통근거리가 멀어서’(25.3%), ‘불면증이 있어서’(20.8%), ‘업무 후 취미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서’(18.4%)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2019년 국민들의 취침 시각은 5년 전보다 0~7분 빨라졌고 기상 시각은 4~10분 늦어졌다. / 자료=통계청

잠과 바꾼 노동은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과거보다는 개선의 노력이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과거보다 줄어든 반면, 잠을 자거나 건강 관리 등에 들이는 시간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의 필수 시간인 수면, 식사, 개인 유지 시간은 하루 평균 11시간 34분으로 5년 전보다 20분 늘어났으며 이 중 수면 시간은 13분 정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에 따라 근무시간이 감소하고 가장 부족했던 수면과 식사, 개인 시간 등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부족한 2%, 도대체 잠이 뭐길래?

위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소폭 늘어났지만 여전히 성인 권장 수면 시간엔 턱없이 부족하다. 에이스침대 이동 수면 공학연구소의 ‘2535 직장인 슬리핑 리포트’에 따르면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수면부채 상태가 되는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비만은 물론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며 호르몬 분비 교란으로 업무 집중도 하락 등의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실제로 사람인 조사 결과 90%가 넘는 직장인이 수면 부족이 업무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라거나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업무에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이에 대다수 직장인은 부족한 수면을 ‘주말 동안 몰아서 수면’(61.1%, 복수 응답) 한다거나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낮잠’(32.2%)을 자거나 ‘버스, 지하철 등에서 통근 시간 동안 수면’(22.2%), ‘모임이나 회식 등 참여를 줄임’(17.4%) 등 개인적 시간에서 할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안정된 수면 시간을 제공하는 것도 우리 사회가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이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면 부족의 원인이 업무 과다 등 회사와 관련된 부분이 상당하고 수면 부족은 곧 직원의 업무 성과에도 영향을 주므로 회사 차원의 제도 개선 등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 사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을 줄이기 위해 회사의 ‘어떤 제도가 필요하느냐’라는 질문에는 ‘회사 차원에서 정시 퇴근을 장려해야 한다’(45.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유연근무제 도입’ (44.2%), ‘낮잠, 쪽잠 시간 허용’ (43.4%), ‘불필요한 회식 없애기’ (24.3%), ‘재택근무제 도입’ (19.6%) 등을 원한다고 답했다.  


수면 개선을 위한 필요충분조건

궁극적인 수면 부족 개선을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도 함께 따라가야 한다.  기본적인 숙면을 위해서는 알맞은 치료와 더불어 전반적인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 생활 리듬을 되찾아야 하지만 바쁜 현대사회에서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을뿐더러 개개인의 수면에 관한 문제도 다양하다. <수면 밸런스>의 저자인 신경과 전문의 한진규는 책에서 “숙면을 위해서 우선 자신이 어떤 생체 리듬(일반형, 아침형, 저녁형)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나의 일상 플랜에 맞춰 수면 계획을 세움으로써 건강한 삶에 한 걸음 가까워지도록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데일리타임즈W 박현호 기자 dt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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