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으면 됐다.
주변 사람이나 어떠한 상황과 얽혀서 반응하는 순간의 감정을 멀리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그리고 점점 차분해지는걸 느낀다. 나름 이성적인 판단도 가능해졌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감정들을 경계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감정은 상대적이기에, 오늘 행복한 일이 생기면 이번주에 하루 이틀은 또 우울한 상황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렇게 일희일비를 결정하는 감정들은 꼭 다른 사람 or 상황과 관련있는게 대부분인데, 그래서 이러한 감정에는 사로 잡혀 있을 이유가 더욱더 없다는걸 안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둔다. 그게 현명하다.
그리고 나한테 더 집중한다.
내가 하고 싶은거.
어제 못했던거.
다음주에는 꼭 하고 싶은거.
오늘 당장 먹고싶은 떡볶이를 먹는다. 맥주도 곁들인다.
어제 바빠서 못읽은 책을 이번주에는 완독하기로 한다.
혼자서 꼭 가보고싶던 장소도 미루지 않는다.
내가 하고싶은거 위주로 우선순위를 두는 삶을 살면서 20대 초반 보다는, 조금 더 행복하게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예전에는 이기적인 사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면, 이제는 측은한 감정이 들뿐 굳이 맞춰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냥 옆에 두고 무시한다.
내적 무시를 할 수 있다는게 스스로 얼마나 희열감있는지 모른다.
2021년, 스물여섯의 나
*내가 좋으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