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자유론 ― 이견이 살아 있는 사회를 위하여

by 사회철학에서 묻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시민의 자유에 관한 책입니다. “시민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며, 국가는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다양한 예시와 함께 매우 강력한 어조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밀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단호하고 명확합니다. “인간은 이성을 가진 존재다. 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토론과 의견 나눔을 통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고, 그 아이디어가 이끄는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구절은 『자유론』이 바탕에 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밀은 사회가 거짓된 사상에도 발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1) 소수의견을 가진 사람의 사상이 진실을 담고 있는 경우


2) 소수의견을 가진 사람의 사상이 거짓일 경우


3) 소수의견을 가진 사람의 사상이 진실과 거짓을 모두 담고 있는 경우


세 가지 모두에 나름의 이유를 제시하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스스로 완전하다고 믿는 생각조차 언제든 오류일 수 있다” 는 자세로 다른 사람이 말하는 바를 경청해야 한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태도만이 인류를 진보로 이끈다.


“내가 옳은 사상을 믿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최대한 많은 반론을 들어야 한다. 만약 내 사상에 대한 반박이 들어왔을 때 제대로 반박하지 못한다면, 나는 그 사상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고, 그 사상은 죽은 것이다.”


그리고 밀은 국가의 발전에 있어 천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우리 대중은 보통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른 대중의 생각을 듣고 거기에 따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천재는 다수의 생각에 휩쓸리지 않고, 그 반대편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천재는 대중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사회의 역할은 천재가 자신의 생각을 기르고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사상의 자유를 존중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기가 생각하는 바에 따라 행동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 그것이 도덕적인 것이고, 그것이 공리주의에 입각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밀의 『자유론』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오늘날 사회에 더욱 큰 경종을 울리는 책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사고는 인터넷 알고리즘에 의해 점점 더 좁은 울타리 안으로 갇히고 있다.. AI 알고리즘은 나의 선호도를 반영해 맞춤형 기사와 의견만 보여줍니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의견을 나누기보다는 echo chamber에 갇혀 듣고 싶은 이야기만 반복해서 듣습니다. 또한, 자기 편향으로 인해 자기 생각이 맞다는 증거만을 찾아다닙니다.


밀이 지금의 사회를 본다면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봤을 것입니다. 이견을 거부하는 사회는 그가 말한 죽은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밀의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성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편향된 생각에 빠져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만, 스스로 echo chamber에서 벗어나 다른 아이디어를 보려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밀이 말한 ‘천재’의 가능성은 오늘날 기술의 발전 덕분에 더욱 확장되고 있다. 누구나 자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SNS, 쉽게 검색할 수 있는 포털, 지식을 값싸게 전파할 수 있는 e-book 등 오늘날 기술은 누구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처음 도널드 트럼프가 기존 시스템을 공격하며 자유무역을 비판했을 때, 많은 이들이 그의 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세계는 자유무역의 한계를 인정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정책이 등장했습니다. 이는 오히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지금 읽어도 여전히 유효한 책입니다. 오히려 지금 시대일수록 더욱 절실히 필요한 책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타인의 생각에 열린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사회는 건강하게 숨 쉴 수 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