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학 박사의 알쓸신 ’집(家)’ 31회 2022년 3월
3월 연준 기준금리 인상,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모두가 궁금한 금리 인상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최근 들어 주택 시장 전문가들이 모두 금리와 유동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보통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지역의 펀더멘털과 주택상품의 수준 가격 레벨을 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호재나 교통망 신설과 같이 거주 효익에 관한 이야기지요.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스케쥴이 앞당겨지면서, 금리 인상의 영향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주식처럼 유동성이 확보된 자산이 아닌 부동산 시장을 논하는데 있어, 마치 주식시장 시황 분석처럼 접근하는 것은 적절한 방법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주택매입을 하는 경우 5년에서 10년정도는 장기 보유를 하는 경우가 많고, 반평생을 한집에서 보내는 실거주자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는 기준금리 상승 시기나 하락 시기와 같은 것은 실거주자 관점에서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사안이라고 판단합니다만, 주택 가격 레벨이 높고 정책 변동성이 높은 시점인 것을 고려할 때 한번 쯤 살펴봐도 좋은 주제인 것 같습니다. 때 마침 한국부동산 분석학회의 논문집인 부동산학 연구에 2021년 12월에 실린 ‘글로벌 금리 및 유동성 변동이 주택가격 순환변동에 미치는 영향(김재윤, 최창규, 2021)’이라는 논문이 게재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 금리 상승은 자산가격에 부(-)의 영향
‘금리 상승이 자산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라는 질문에 간단하게 답하면, 금리 상승은 자산가격에 부(-)의 영향을 줍니다. 이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주택 가격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 할 때 금리 상승은 주택 자산의 투자 매력을 감소시키고, 조달비용을 상승시켜 구매자의 구매력을 떨어뜨립니다.
그러나, 금리 상승이 언제 되는지 생각해 본다면, 그리고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생각해본다면 문제는 복잡해집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은 경기 침체에 자주 나타납니다. 최근 사례로 본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우리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의 급격한 하락을 목격했고, 코로나19 위기에 다시 한번 목격했습니다.
그렇다면 금리는 언제 오를까요? 당연히 경기 회복기에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금리 상승은 먼저 언급한 대로 주택 자산의 투자매력을 감소시키고, 조달비용을 상승시켜 구매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나, 경기회복시기이기 때문에 임대료가 상승하고, 구매자들의 소득이 증가하는 구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다양한 결과 나타나, 금리 인상이 꼭 주택가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아
실제로 전세계 14개국을 대상으로 2000-2008년 시기를 분석한 연구(Dokko et al. 2011)에서는 단기금리가 미친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Glaser et al.(2013)이 미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금리가 주태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주택가격 상승의 1/5이하로 가격을 예측하는 능력이 거의 없다고 보고 했습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손종칠(2010)dl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금리변경에 대한 주택가격 변동률이 통계적 유의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고, 최희갑(2013)은 전국을 대상으로 한 모형에서 금리 상승 충격에 대하여 주택가격은 상승 후 하락했다고 보고 했습니다. 임대봉(2013)의 연구는 금리 충격이 강남 3구 아파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 보고 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10개국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총 84분기 동안 미국의 기준금리와 개별 국가의 기준금리 및 매크로 변수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김재윤, 최창규, 2021)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시사점 : 금융위기 전 후 달라진 글로벌 유동성과 로컬 주택 가격 간의 관계
금융위기 전에는 주택가격에 대한 각 국가별 통화정책 및 주택정책의 영향이 컸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글로벌 통화정책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미국 연준의 대차대조표 증가가 글로벌 주택가격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음을 의미하며, 국내 주택 정책 수립에 있어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합니다.
이에 더해서 이러한 영향은 전반적인 부동산 자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으며, 글로벌 교역량, 투자액 증가가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영향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두번째 시사점 : 그러나, 로컬 유동성에 주태가격은 민감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유동성 축소로 이어지는데, 지난 시가동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해당 지역의 유동성(통화량)이 증가하는 경우 주택가격은 상승했습니다. 특히 금융위기 이전에는 단기금리의 영향이 컸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단기금리 변동보다는 통화량 변동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의 관점에서 현재의 주택 시장을 살펴본다면, 장기적으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습니다. 글로벌 연동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주택 상승률 둔화 및 일부 지역에서의 하락세 전환은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때문이라기 보다는 지역(한국) 내 대출 증가세 둔화 등이 더 큰 원인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대선 이후 한국의 주택 담보대출 관련 정책의 변화가 주택시장의 중단기적인 방향 전환 혹은 둔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수준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 등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