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학 박사의 알쓸신 ’집(家)’ 35회 2022년 3월
서울 35층 층수 규제 폐지, 초고층 아파트 기대감이 시장에서 무럭무럭
초고층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습니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가장 화재가 된 것도 35층 층고 제한 폐지를 담은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이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도 펼쳐지고 있고, 재개발 정비사업들도 이제 와서 층수에 대한 급격한 설계 변경이 어려우니 층고라도 높이자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압구정, 이촌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도 초고층 랜드마크로 지어질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이미 성수에는 초고층으로 지어진 갤러리아 포레(45층),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49층), 트리마제(47층) 등이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시대를 연 것은 오히려 이촌동입니다. 바로 이촌동에 있는 래미안 첼리투스입니다. 최고층이 56층에 달합니다.
박원순 시장 이후 시장에서는 오세훈의 유산이라든가, 다시는 나오지 않을 초고층 아파트라고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오세훈 시장 시절 승인을 받았으나, 당시로서는 상당히 높은 분담금을 지불하고 재건축을 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높은 곳에 살고자 하는 열망, 멀리 보고자 하는 욕망
사실 높은 곳에 살고 싶어 하는 것은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닙니다. 더 높고 더 크게는 대부호들이나 자산가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재산과 권력을 현실세계에 구현하고자 하는데 흔히 쓰이곤 합니다.
한국에서도 그러한 열망을 살펴볼 수 있는데, 바로 잠실에 있는 롯데 타워입니다. 잠실의 롯데월드 타워는 지상층 123층에 높이 554.5미터로 대한민국 최고층 건물이고 전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입니다. 고 신격호 회장의 숙원 사업이었고 아이디어 구상에서 완공까지 30여년이 걸렸습니다.
해당 건물에도 거주하는 레지던스가 있습니다. 건축 법상으로는 오피스텔로 분류되는데, 총 223세대가 공급되었습니다. 공급면적은 209 ~ 1245 m², 전용면적은 133 ~ 829 m²로 중/대형 평수로만 이루어졌습니다. 이중에서 70 ~ 71층 슈퍼 펜트하우스는 356평 정도로 가격은 370억 원이라고 합니다.
높은 곳에 살면 잃는 것은 없을까?
고층 아파트에 살고자 하는 것이 단지 욕망 때문만은 아닙니다. 마천루들이 가득한 도심에서 초고층아파트가 제공하는 양호한 조망은 가격에 반영됩니다. 이에 더해 한강과 같은 수변 인근에 입지한 경우에는 가격 상승폭이 상당합니다. 실제로 롯데타워에서는 서울 전지역과 경기도, 인천광역시, 강원도 일부 지역까지도 육안으로 관측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롯데월드타워의 경우에는 레지던스에서 1층까지 내려가려면 엘리베이터만 3번을 갈아타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최근 들어 30층에 가까운 아파트에도 엘리베이터가 한대인 경우가 많아 무려 60가구가 엘리베이터 한 대를 사용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평소에는 괜찮으나 출근 시간에 경우에는 거주자들이 답답함을 느낄 정도로 많은 층에 서기도 합니다. 과거 12층 아파트에도 엘리베이터가 한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편함이 상당할 수 있습니다.
저층이 실제로 가격도 낮고, 얻는 부분도 많아
래미안 첼리투스와 같이 한강변의 아파트의 경우 한강이 보이지 않는 저층과 한강 뷰가 좋은 물건 간의 가격차이가 20%이상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단지 1층과의 접근성 뿐 만 아니라 진입 가격이 낮은 반면에 뷰를 제외한 모든 어메니티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장점입니다. 최근 들어 보유세 부담도 큰 가운데 공시가격이 고층대비 크게 낮은 것도 부가적인 영향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층간 소음에 대한 부담이 있는 유아자녀가 있는 가족이나 몸이 불편한 노인가구의 경우 1층을 굳이 찾는 수요도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