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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석창 Aug 08. 2017

매일의 번아웃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집에 책상을 없앴다. 어스름한 기억을 더듬어 봤을 때 대학을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그때부터 책상이 없었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있는 직업을 가졌다. 하루 종일 모니터를 바라보면 키보드를 두드린다. 

내가 원했던 일이다. 


그렇게 회사에서 내 모든 것을 끄집어내 태워버리고, 집에 와서는 곧장 누워버리고 만다. 


무언가 생각하고, 고민하고, 만들어내기 위해 책상 앞에 있고 싶지 않았다. 


게임도, 독서도, 영화 감상도 싫었다. 생각해보면 그것들도 노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다. 

아니, 일이라고 느껴졌다. 


집은 여백의 공간이다. 늘 비워진 상태로 놓아둘 곳이다. 


그렇게 5년 정도 지났다. 


그렇지 않았던 집도 나에게 그런 집이 되었다. 


이제 나는 나의 책상을 찾으려 한다. 


꿈에 그리던 두 번째 책상을 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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