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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석창 Oct 15. 2017

항아리 사람

나에게는 작은 항아리가 있다 

항아리는 볼 때마다 다른 모습이다 

커지고 주둥이도 넓어진다 

주둥이가 커질수록 그 안의 칠흙도 커진다 


궁금증도 커진다

항아리 안

칠흙 넘어 


보이지 않는 무엇이 앙칼진 쇳소리를 낸다


그 안에 손을 넣는다. 

손이 없어진다 

그 안에 얼굴을 드리민다

나는 실체를 확인하는 동시에 

얼굴이 사라진다


항아리를 나로 가득 채운다


항아리가 말을 건다

항아리 사람이 입을 연다 

그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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