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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빛 Oct 22. 2024

30일 차 - 한 달

이렇게 오래

비가 내린다.


괜스레 아들 방에 가서 앉아본다.


벌써 한 달


낯선 곳에서 모든 게 긴장됐을 순간들


처음 보는 군장, 화기류, 군복, 군화, 낯선 사람들


취침 시간 말고는 누울 수 없고 화장실도 샤워실도 모두 공용, 아침 6시 기상, 훈련..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고 시간도 자유롭지 못하고 개인이기보다는 단체 속에 속한 한 사람.


얼마나 힘들까.


비 오는 날 판초 우비에 군장을 메고


빗물이 흐르는 군모를 쓰고 안경을 연신 올리려 하지만 자꾸 흘려내려 한 치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추위와 어둠


그 삶에 툭하고 놓여

군번으로 불리는 나


개인이 소멸되고 집단만 있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매일매일 받아들여야 하는

긴장과 두려움의 시공간


야외에서의 숙영


그것은 텐트 치는 캠핑과는 전혀 다른 불편


어둠과 추위

추위와 어둠


그것을 마주해야 하는 스무 살의 삶


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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