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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 Nov 24. 2020

결혼 또 하고싶다. 세비야식 결혼~!

코로나 바이러스 직전의 결혼식





#또 가고 싶은 남의 결혼식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친구들과 모이는 것도 가족들과 모이는 것도 어려워진 지금, 가장 억울한 건 결혼을 앞둔 모든 신랑, 신부들이   아닌가 싶다. 멕시코 친구들은 꿈같은 해변의 결혼식을 눈물을 머금고 취소해야 했고 한국의 사촌언니도 아주 조촐하게 결혼식을  치뤘다. 물론 결혼식이라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절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쪽이었는데  스페인에서 2번 결혼식을 갔다오고는 마음이 좀 바뀌었다.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또 가고 싶었기 때문 ㅎㅎㅎ


< 즐거웠던 세비야 결혼식, 스페인 >

스페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터지기 바로 직전, 남편친구는 운이 좋게? 2월에 결혼을 올렸다.

스페인에서 2월 말부터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되었으니 바로 그 직전에 결혼식을  올려

나에게도 마지막 즐거웠던 결혼식으로 기억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길어지고 있는 지금, 우울한 마음에 그때의 즐거운 기억을 기념하고자

신랑, 신부 모두 세비야 토박이로 외국에서의 첫 교회 결혼식이었고

혹시나 세비야에서 결혼식을 올릴 실 분들도 ㅎㅎ 참고하시고자 그 때의 추억을 기록한다.

<아름다운 메트로 파라솔 야경 >

먼저 이들이 결혼식을 올린 장소는 메트로폴 파라솔(Metropol parasol)바로 옆 성당이었다.
 메트로폴 파라솔은 독일의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곳으로 버섯 모양이라 세비야의 버섯(Setas de Sevilla)라고도 불리는 곳인데 건축의 아름다움 때문에 세비야에 오면 꼭 가야 하는 곳 중에 하나다.  
특히 이 건축물이 있는 엔카르나시온 광장(Plaza de la Encarnación)은 세비야 센트로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 센트로 구경 중에 건축물 아래 자리잡은 식당과 시장에서 가볍고 요기를 할 수도 있고 건축물 안이나 밖에서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이 더 아름다운 메트로파라솔, 세비야 >

                            

예전에는  공짜로 건축물에 올라갈 수 있었는데 현재는 3유로 입장료를 받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올라가서 보는 세비야의 경치나 건축물 자체가 신비하고 아름다워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기에 한번 쯤 꼭 가볼만 하다. (사실 나는 세비야 갈 적마다 야경을 보러 가고는 한다. 하하)

< 결혼식 시작 전 아눈시아시온 교회 앞 풍경 >

               

바로 그 맞은 편에 위치한 아눈시아시온 교회(Iglesia de la Anunciación)에서 결혼을 올린 친구들, 이 아눈시아시온 교회는 카톨릭 교회이기도 하고 신부가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자 신랑의 사촌이 가톨릭 신부로 주례를 서게 되어 이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신랑 어머니와 신랑


<결혼식 시작 되기 전, 아순시온 교회 내부 >

                                      

교회  내부는 정말 클래식하고 아름다웠다. 그냥 유럽의 한 관광지인 교회에서 식을 올린 느낌, 웅장한 내부에 성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결혼식도 마치 옛 스페인의 결혼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고 특히 여성 하객들은 세비야 여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복장을 하고 있어서 결혼식 내내 괜히 내가 들떴다. 



< 결혼식 풍경, 세비야, 스페인 >

                              


성당이 커서 그런지 유일한 단점은 목소리가 울리게 들려서 재밌는 축사들도 다 묻혀버린 점이었지만 나는 그저 이리 저리 둘러보느라 시간 가는줄 모르고 집중해서 결혼식을 경청했다. 남편이 나만 유일하게 아마 이렇게나 집중할 거라고 하더라  
그렇게 나에는 짧았던 2시간 정도의 미사가 끝나고 2차 파티는 옮겨서 진행되었다. 


                     
세비야의 경우, 워낙 장소가 협소하다보니 큰 파티를 위해선 강가 크루즈를 빌려 하는 사람들도 있고

( 물론 더 비싸긴 하다.) 세비야 근처 외곽 마을에 연회장을 빌려 파티를 즐긴다고 한다. 남편 사촌 누나 결혼식 때도 이렇게 외곽의 연회장에서 식과 파티를 했었다.

외곽 마을로의 이동은 버스를 대절해 모두가 이동한다. 간혹 자차로 가는 사람드도 있지만 보통 술을 마셔서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다.

버스로 귀가는 보통 3,4번 정도 운행시간이 있는데 내 결혼식 때는 좀 멀어서 4번정도 운행했었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도 따로 빌렸었다.


이번 결혼식의 경우는 세비야로 돌아오는 버스로만 3번 운행 되었다. 9시,11시,1시 ㅎㅎ

세비야 토박이들이라 다 세비야 지인들이었던 것 같아.

어찌되었든 자차로 오지 않는 이상 일찍은 돌아갈 수가 없다는 것! 또한 유념해야 한다.


< 피로연 하는 곳 도착! >

결혼식이 끝나고 모두들 버스로 이동~ 한 30분 정도 걸려 도착!! 야외 한켠에 다과가 준비되어 있었다.

일단우리는 너무 배가 고팠어서 도착하자 마자 다과인데 점저처럼 먹었다. ㅎㅎ 보통결혼식 하고나면 3시 정도 넘어서 피로연 장소에 도착하기 때문에 배가 텅텅 비어 있기 마련이다.

 다과라고 해도 질좋은 하몽과 치즈 등이 준비되어 있기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고

물론 이때부터 음주는 시작된다! ㅎㅎ


< 본식 먹는 장소에서..먹는 것도 옮겨가며 먹음 ㅎㅎ >

                         

다과 때부터 배는 이미 불렀지만 그래도 본식도 알차게 먹어줘야 한다. 먹고 마시는 것이 진정한 결혼식!! 멕시코의 와하까라는 지역은 결혼식으로 유명한데, 이유인즉슨 빚이라도 내서 2일정도 내내 먹고 마시는 것이 전통이라고 한다. 물론 세비야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당일 음식 준비를 가장 신경써서 하는 것 같다. 손님들의 만족을 위해서!! 한  6시 되어서 본식도 시작, 점심이라고 하기엔 한국으로는 저녁에 가깝다.

모두들 자신의 이름이 적힌  테이블에 앉는다. 내 스페인 결혼식 때의 경우,  대부분의 손님이 남편 손님이다 보니 요 부분을  내가 직접 안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자리 배치하기 진짜 머리 아플 것 같다. 우리는 약소하게 손님이 100명정도였고 이 친구들도 100명 좀 넘는 사람들의 총 하객이었다. 스페인의 경우 그 수보다 딱 필요한 정말 축하해 줄 수 있는 가족, 친구들을 우선해서 초대한다.

특히 스페인 중에서도 남부가 좀 가족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르셀로나에서도 살아본 나로서는 스페인 남부의 이런 점이 참 좋았다.

어쨌든 우리는 남편 친구들 무리 테이블에 앉아서 맛있게 본식을 먹었다. 본식도 전채부터 다시 시작, 전채, 정말 본식, 그리고 후식이 나온다. 음료또한 마음대로 즐길 수 있기에 너무 초반부터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 당을 채워줄 달아구리들 너무 좋당 >


나 역시, 체력을 아끼기 위해 다과 때와 식사 때 술은 조금만 마셨다. 본식까지 먹으니 어느새 7시 정도... 파티 장소에는 DJ와  인스타 사진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고 바텐더들도 대기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드디어 음주가무가 어울어지는 파티가 시작! 즐겁고  마시면 된다.

음식은 또 마련되어 있고 사진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군것질만 찍었지만 9시가 넘어가면 또 하몽, 샌드위치 등등 음식을 주문하여 따뜻하게 바로 만들어 주는 것을 먹을 수가 잇다.

어쨌든 먹고 먹고 또 먹고  춤도 실컷 추고 하면서 재밌게 시간을 보내며 결혼식을  즐겼다. 

이러다 보니 결혼식이야 말로 멋지게 멋도 부리고 맛있는 음식도 술도 실컷 마실 수 있는 최고의 파티가 된다.


#내가 더 즐거운 남의 결혼식

내 결혼식때 역시  즐겁게 춤추고 놀았지만 아무래도 당일 주인공이다보니 이래 저래 신경 쓸 일이 많아서 더 체력이 동이 났었는데 이번에는 손님이니  걱정 없이 정말  씬나게 웃고 춤추고 떠들고 마시고 했던 것 같다. 타인의 결혼식이 이렇게 기억에 남을 일인가..싶게 재미있었다. 특히 남편  친구들이 나와 같은 유머 코드라 더 재밌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스페인에서 유행인 인스타 사진 부스도 결혼식 손님들을 위한 좋은 서비스였던 것 같다.

덕택에 재밌는 사진들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인스타사진부스도 밤 11시까지 계속되었다.


이렇게  결혼식이 재미있다면 매 주말마다 가고 싶었다. 하하하, 돌아갈 걱정도 없이(버스가 있으니..) 마지막까지 즐기며 신랑 신부와 함께 마지막 버스에 올랐다.

한국의 경우는 신랑 신부가 바로 신혼여행을 가지만 내가 참석했던 세비야의 결혼식은 신랑 신부 모두 마지막까지 즐기고 그 다음날, 혹은 그 그 다음날 여행을 떠난다. 나의 결혼식 때도 우리는 호텔에서 했어서 호텔에서 많은사람들이 묵었고 그 다음날 아침에 아침까지 먹고 친구들과 헤어졌었다. 남편 할아버지 별장, 대부님 별장에 나눠서까지 친구들이 자고 갔다. 결국 정말 1박 2일하고 아침 피자로 먹고 헤어진 셈이었다. ㅎㅎㅎ


선물의 경우, 현재 우리는 콜롬비아에 살고 있어서 선물을 현금으로 했지만 대부분은 실제  선물로 주었다. 선물 리스트에서 골라서 선물을 준다고 한다.


이곳의 결혼식은 정말 친한  사람들과 가족들이 많이 와서인지... 주인공 뿐만 아니라 모두가 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직장에서 오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소수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한국 직장 동료들이 더 친했었기에 일할 때는 좀 차가운 분위기겠구나...싶긴 했다.


너무나 즐거웠던 결혼식, 중남미에서도 살면서 결혼식에 참석해보고 싶었고 멕시코에서 예정되었던 해변결혼식 까지 보고 싶었지만 현 상황에서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하고 나는 곧 스페인으로 돌아간다.

언제 또 다시 결혼식에 갈 수  있을지...얼른 코로나 바이러스가 끝나길 바래본다.

머리에 타이 하나는 매줘야..결혼식이 끝나는 것 ㅎㅎ
< 점점 무르익는 분위기 ㅎㅎㅎ덕담 한마디 >

                                       

결혼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주인공들의 즐거움, 하객의 즐거움, 양가 가족의 만족?

이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맞추기란 쉽지가 않은 것 같다.

나와 남편의 경우 결혼은 우리 마음대로 했고 ㅎㅎ

남편과 상의해 결혼식 만큼은 부모님의 의견을 따라서 진행했다.

그 목적만 생각하고 하니 한국, 스페인 두 곳 모두의 결혼식이 완벽하게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하객들도 즐거웠기를 바라며....


요즘은 국제 결혼들도 많이 하기도 하지만 해외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도 많이 선호하는 것 같다. 
확실히 비용적인 면에서 결혼식 자체만으로 봤을 때는 많이 저렴하기는 하지만 문제는 하객들이 비행기 값, 그리고 그 시간들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그래서 우리는 2번의 결혼식을 2년에 걸쳐 했다. 한국에서 작게 가족들끼리만, 스페인에서 좀 더 파티 분위기로 했는데

각각의 매력으로 나름 재미있게 치뤘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가족들과만 하고 대신 저녁에 작은 바를 빌려 친구들이랑 한국이지만 피로연 느낌을 내서 파티를 했다.



<나의 스페인 결혼식 때, 야외였다. >


다른 친구들의 경험으로는, 한국  민속촌에서는 외국인들과 결혼을 하면 전통식으로 무료로 결혼식을 할 수 있어서 재밌게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는데

이런 것도 외국인 배우자에게는 기억에 남을 만한 결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비야의 결혼식! 이제야 2번 가본 것이 전부이기는 했지만 다 가까웠던 사람들이라서 그럴까?

정말 숙제같은 느낌이 아니라 실컷 주인공이 아닌 하객인 나 또한 즐겁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일생의 한 번 축하를 받아야 할 날, 신랑 신부에게도, 하객들에게도 뭔가 하기 싫지만 해야하는 그런 결혼식의 분위기가 있는  한국의 결혼식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한번 더 결혼식을 참석해 보고 ㅎㅎ 조금 더 구체적으로 비용적인 측면까지 해서 스페인 세비야 지역의 결혼에 대해서 실질적이야기를 다뤄보기로 하며...내년 5월의 남편 사촌의 결혼식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좀 잠잠해지고 열릴수 있길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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