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노선을 바꾼 해외 스타들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3> 개봉을 앞두고 방한한 크리스 프렛과 제임스 건.
그들이 홍보를 위해 찾은 곳은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유튜브였다.
기존 같았으면 (지금은 폐지했지만) <연예가 중계>에 나와 "싸랑해요 연예가중계"를 외치고 <런닝맨>, <놀면 뭐하니>, <아는 형님> 등에 나와 특급 게스트 우대를 받아야 했는데,
그들은 왜 예능 프로를 건너뛰고 유튜브에 나왔을까?
더 이상 지상파의 예능 프로그램은 해외 스타들에게 매력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다.
일례로, 스타들의 단골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의 경우 시청률 5%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 되어버릴 정도로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이 크게 하락하였다.
약 4년 전, 톰 크루즈가 '탑건 : 매버릭'의 홍보를 위해 런닝맨을 방문했을때만 하더라도 <런닝맨>의 시청률은 9.5%에 달했다. 하지만 몇 년 새 반토막 나버린 지상파 대표 예능 프로그램은 일부 국내영화, SBS의 드라마를 제외하곤 홍보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반면, 유튜브의 경우에는 몇 백만 조회수부터 심지어는 1,000만 이상의 조회수를 찍는 경우도 다반사다.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수치가 나와 홍보 대행사 입장에서는 성과로 입증하기 훨씬 쉬워진다.
비단 해외 스타뿐 아니라 국내 K-pop 아이돌들의 컴백 역시 유튜브 채널을 통한 홍보로 변화하고 있다. 본인과 친분이 있는 혹은 타겟에 많는 유튜브 채널 출연을 통해 기존 방송보다 훨씬 편한 분위기에서 촬영이 가능하며 본인이 가진 매력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주도권은 방송사가 아닌 OTT로 넘어갔다.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웨이브, 티빙 등 각 OTT에서 고유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며 가입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방송 콘텐츠보다 높은 제작비를 사용하며 콘텐츠를 생산하는 OTT 오리지널은 이미 화제성이나 퀄리티 등에서 방송 콘텐츠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방송일에 맞춰 제작을 시작하고 시청자 반응에 따라 프로그램 방향성이 변경되기도 하는 방송 콘텐츠와 달리, 대부분 사전제작을 하는 OTT 오리지널은 일정한 시기에 맞춰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홍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이러한 흐름의 변화는 단순히 홍보 채널의 변화가 아닌, 예능 판도의 변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기존 관습에 젖어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관찰, 먹방, 여행) 등만 제작하고 같은 기획사에서 비슷하게 만든 여러 버전의 기획안을 돌려 사용하는 지금의 예능 형태는 방송 콘텐츠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뿐이다.
방송 콘텐츠가 다룰 수 없는 부분을 공략해 성공한 OTT, 유튜브처럼, 반대로 말하면 방송 콘텐츠는 OTT에서 다룰 수 없는, 유튜브에서 다룰 수 없는 부분을 공략해야 한다.
편성시간의 존재, 대중적인 콘텐츠는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강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능 콘텐츠의 대표 PD들이 왜 방송국 퇴사를 하고 제작사로 이동하는지 진지하게 고려해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