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레오네의 수필집 #004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무렵, 세상에는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것이 처음 등장하였다.
물론, 촌동네에서 나고 자란 내가 그 스마트폰을 실제로 보기까지는 2년 정도의 시간이 더 걸렸지만 말이다.
어느 따스한 봄날의 교실에서 젊고 예쁜 가정 선생님 청바지 뒷주머니에서
햇빛에 반짝이는 사과 로고를 처음 본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내 손에 처음 스마트폰이 들어오게 된 것은 그로부터 2년이 더 지난 뒤였다.
당시에는 카카오톡을 포함하여, 앵그리버드 따위의 게임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였고, 나도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휴대폰 게임 혹은 SNS와 메신저를 즐겨 사용하곤 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친구들과 별 다를 바 없이, 마찬가지로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카카오스토리에 오늘 있었던 재미난 일을 올리고, 혹은 게임을 즐기곤 했다.
한 가지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면, 나는 남들보다 외국에서 유명하다는 것들에 관심을 일찍 가지기 시작했는데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그 대표적인 것들이었다.
2010년에 페이스북에 가입하고 싶었지만, 만 14세가 되지 못하여 가입하지 못하였고, 결국 만 14세가 지난 생일 다음날 나는 내 주변 누구보다 빨리 페이스북에 가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던 무렵, 카카오스토리를 사용하던 주변 친구들은 모조리 페이스북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도 흥미로웠는데, 나는 그 낡은 컴퓨터로 나름 동영상이라는 것을 만들어 올려보기도 했다. 당시에는 이렇게 유튜브가 재미난 콘텐츠들로 득실거리지 않을 무렵이라, 비틀즈의 노래 따위나 듣곤 했었고, 내가 처음 만들어 올린 동영상도 '한국인 입장에서 보는 각 나라별 이미지' 정도로 각 나라마다 내가 생각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를 이어 붙여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유튜브는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내가 성인이 될 무렵에야 한국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하여튼 나는 이런 다양한 외국 선진 문물에 관심이 깊었다.
동시에 나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월급만으로는 무언가 변화를 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냥 그런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사업을 하기에 무서웠던 것은 리스크였다. 사업을 하다가 망하면 어떡하지? 그럼 빚쟁이가 되는 거 아닌가? 중학생의 막연한 불안함이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의 일대기를 보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차고에서 컴퓨터 한 대로 시작한 사업'
'기숙사 방구석에서 만들어낸 사이트'
이것이 지금의 아이폰과 페이스북을 만들어낸 회사가 된 것이다. 그래, 코딩을 배우면, 프로그래밍을 배우면, 내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내가 아무런 자본이 없어도 회사를 키울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단순히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코딩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이야 팬데믹을 거치면서 IT 산업이 고도로 발달하고 모든 사업에서 IT 개발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지만, 내가 대학에 진학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컴퓨터공학은 공대 진학 중하위권 수준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런 것 따위 개의치 않고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나는, 어쩌다 보니 코로나 시기에 불어닥친 코딩 열풍 때, 이미 전공자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마냥 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