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멈췄던 이유

병원 가기를 겁내지 말자

by 북끄

더 이상 브런치를 방치하지 않고 다시 글 쓰기를 시작하겠다 호기롭게 선언해놓고 다시 방치해버렸다.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 간단한 수술을 하고, 체력 회복을 하며 컴퓨터는 거의 쳐다보지도 않고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수술이라 하면 뭔가 거창하고 심각한 것 같지만 사실 자궁근종 수술을 했다..


언젠가 빈혈이 너무 심하다 글을 쓴 적이 있다.

개인 병원에 가서도 원인을 못 찾아 철분제만 처방받아 먹던 시절이였다.

그 날도 철분제를 챙겨 먹고 백화점에 갔다가 쓰러졌는데 백화점에도 의무실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응급실에 스스로 두 발로 걸어 들어갔음에도 바로 베드를 안내해주는 것이 아닌가?

아직 정신이 없고 몽롱한 상태임에도 응급실에서 바로 침대를 안내해주는 것은 심각하다는 인터넷 밈을 알고 있던 나는 지금 내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구나 깨달았다.


앞에서 간단한 자궁근종 수술을 하였다고 하였고 빈혈이 심한 사람이 쓰러져서 병원에 내원하면 대부분 그 원인이 자궁근종임에도 병명을 확정짓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개인 병원에서 검사를 했음에도 근종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 때문에 다른 문제가 있는지부터 먼저 살펴보았기 때문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곳을 검사하고 나서 결국 자궁근종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확정지었다.

(나중에 담당 의사 선생님 말씀으론 개인 병원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이유는 근종이 있는 위치가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위치라 그렇다고 하긴 했다.)


아픈 곳이 있고 처음 간 병원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병원을 가야 한다는 것을 상식처럼 알고 있기는 했다.

그럼에도 정작 나에게 그런 일이 닥치자, 문제 없다는 말을 믿은 이유는 더 큰 병일까봐 무서워서 그 상황을 회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직접 겪어 보니 여러 병원에 진료를 보러 가봐야 한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 허들이 꽤 높은 일이였다.


우여곡절을 거쳐 자궁근종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정기 검진만 다니는 중이다.

물론 빈혈 수치도 정상범위로 돌아왔다.

지금은 음식도 잘 챙겨 먹고 운동을 하며 다시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

빈혈로 몇 년을 고생하면서도 회피하다가 일을 키웠지만 큰 일이 아니여서 얼마나 다행이고 행운인가


지금 이 글을 쓰며 생각보다 별거 아닐 수 있으니 병원에 가기를 외면하지 말자. 회피하지 말자.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일요일 연재
이전 10화대청소를 미루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