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의 한달살기는 이렇습니다.
베짱이들은 한달살기 여행 이렇게 한다더라
해외에서 장기간 머물러 보는 것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로망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생 때 처음 일본을 다녀오기 전까지 모든 해외여행을 최소 2주 이상의 기간을 잡아 다녀왔기 때문에 어쩌면 남들보다 빠르게 로망을 실현한 사람이기도 하다. 취업 준비를 하느라, 회사를 다니느라 도저히 길게 다녀올 짬을 내지 못하여 성인이 된 후엔 가까운 곳만을 다녔다.
한달살기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요즘, 나도 부모님, 동생과 함께 몇 해 전 치앙마이에서 한달살기에 도전했다. 치앙마이에서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그렇게 특별한 순간은 없었다. 그러나 가족들이 다 같이 베짱이처럼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가까운 미래엔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오히려 지금이 가장 특별한 순간이리라.
일개미파 vs 베짱이파
한달살기 후기를 검색하다 보면 모든 순간을 의미있게 보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생긴다. 어떤 이는 매주 쇼핑센터에서 열리는 무료 요가 클래스에 참여하고, 어떤 이는 영어학원에 등록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도시의 모든 핫플레이스를 정복하고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나의 한달살기는 어땠을까? 앞에서 제시한 모든 예시들을 실천하지 않은 베짱이의 라이프를 즐겼다. 거기다 가족들도 관광지보다 맛있는 것을 먹고 카페에서 가족과 수다떠는 시간을 즐기기 때문에 우리 가족의 한달살기는 남들과 다를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였다.
베짱이의 여행도 만족스러워!
가족들은 원래 관광을 즐기지 않는 편이 맞지만 나는 핫플레이스를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저 맛있는 걸 먹고 카페에 가서 마시며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거기까지 가놓고 ㅁㅁ도 안 가 보고 뭐 했어? 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치앙마이에서 우리 가족이 선호한 여행은 관광지 보단 마사지를 받고 걸어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였고 그게 우리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어떤 이들은 가족 여행을 다녀온 이후엔 다시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오기 싫다고 하던데 작년엔 시드니에서 2주살기를 다녀왔을 정도로 여행에서 너무 잘 맞고 행복했다. 여행지에서 해야할 것들에 대한 여러가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두고 무조건 해치우겠다는 생각보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더 중심을 둔다면 어떤 형태의 여행이든 가치있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