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뜰히 챙겨볼 이유
<오늘을 살뜰히 챙겨볼 이유>
< 밀리언 달러 베이비> 감독:클린트 이스트우드/출연:클린트 이스트우드, 힐러리 스웽크, 모건 프리먼/개봉2005. 03. 10. / 2017. 03. 08. 재개봉
“복싱은 모든 것이 거꾸로다. 왼쪽으로 움직일 땐 오른쪽 발에 힘을 주고 오른쪽으로 움직일 땐 왼쪽 발에 힘을 줘야 한다”
복싱의 아이러니다. 인생 또한 그러하다. 일류가 모르는 그 무엇을 삼류인 그들에게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자신처럼 낡은 체육관을 운영하는 노인(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분(扮)은 32살이나 먹은 보잘것없는 여자(매기 피츠 제랄드:힐러리 스웽크 분(扮)를 최고의 권투선수로 만든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란, ‘허름한 가게에서 예상치 않게 얻은 보석 같은 물건’을 의미한다. 이 영화를 제작할 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일흔 넷이었다. 많은 이들은 영화인으로서도 또 한 남자로서도 꿈을 꿀 시기는 아니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늙은 사내가 제작·감독·주연까지 겸해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 2004년, 제77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휩쓸 정도로 명작이다.
오늘도 농조연운(籠鳥戀雲, 새장 속 새가 구름을 그리워한다는 뜻으로 속박 속에 있는 사람이 간절히 자유를 그리워한다는 의미로 쓰인다)의 새처럼 쓰라린 마음으로 먼 하늘만 올려다보는 이들이 많다. 혹 모른다. 복싱에 아이러니가 일어나듯 ‘능력을 알아주는 곱게 싼 인연’을 만나 모든 것이 거꾸로 될지도.
그 인연을 위해 오늘을 살뜰히 챙겨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