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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헌 간호윤 Feb 23. 2024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41

2024년 2월, 대한민국 버전의 <해리슨 버거론>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41                     2024년 2월, 대한민국 버전의 <해리슨 버거론>


http://www.incheonnewspaper.com/news/articleView.html?idxno=213346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41


2024년 2월, 대한민국 버전의 <해리슨 버거론>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갑자기 뉴스특보로 바뀌었다. …모든 아나운서가 그렇듯 이 아나운서도 심각한 언어장애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극도의 흥분상태를 가누지 못하고 거의 30초 가까이 ‘시청자 여러분’이라는 말을 하려고 애만 썼다. 아나운서는 결국 포기하고 뉴스 원고를 한 발레리나에게 넘겼다.” 미국의 풍자 작가 커트 보네거트 2세(Kurt Vonnegut Jr, 1922~2007)의 <해리슨 버거론 (Harrison Bergeron)>이란 단편소설의 한 부분이다. 




‘언어장애’가 있는 아나운서가 원고 한 줄 읽지 못해 생뚱맞게 마이크를 발레리나에게 넘긴다. 뒷부분을 보자. “발레리나가 뉴스특보를 읽었다.…그녀는 곧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사과를 해야만 했다. 여자 목소리치고는 불공평하게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사과한 뒤, 이번엔 철저히 무미건조하고 평범한 목소리로 바꾸어 다시 뉴스 원고를 읽었다. ‘14세의 해리슨 버거론이 방금 탈옥을 감행했습니다.’ 그녀는 끽끽거리는 쇳소리로 계속 말했다.”




<해리슨 버거론>은 하향평등이 실현된 디스토피아(dystopia,암흑세계)를 그린 공상과학소설이다. 하향평등을 만든 주범은 바로 미디어(media,정보를 주고받는 매체로 TV 등)를 통한 가스라이팅(Gas-lighting,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세뇌행위)이다. 평균 이하인 사람은 미니어만으로도 멍청이가 된다. 문제는 좀 똑똑한 사람들이다. TV만으로 안 되니 평등관리국에서 법으로 ‘정신 장애용 핸디캡 라디오(mental handicap radio)’를 귀에 끼도록 했다. 그러고는 다른 생각을 못 하게 20초마다 갖가지 날카로운 잡음을 송신했다. 




남들보다 훨씬 머리가 좋은 ‘조지’의 목둘레에는 이 라디오 외에도 47파운드 무게의 ‘평등 유지용 주머니’까지 매달려 있었다. 이 조지의 아들 ‘해리슨 버거슨’은 아버지보다도 더 똑똑하여 ‘비정상’이라는 이유로 감옥에 갇혔다. 이 해리슨이 탈옥을 감행한 것이다. 


“서기 2081년, 만인은 마침내 평등해졌다.” 이렇게 시작된 <해리슨 버거론>의 결말은 어떻게 끝날까? 해리슨은 평등관리국 국장의 이중 총신이 달린 10mm구경 소총에 맞아 즉사한다. 그것도 아버지 조지와 어머니, 그리고 전국의 시청자들이 보는 TV화면 속에서,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해리슨이 죽는 것을 보면서도 잊는다. 보통사람들과 그 이하는 원래 잊고, 좀 똑똑한 이들은 평등관리국에서 ‘정신 장애용 핸디캡 라디오’ 잡음만 더 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2024년 2월 23일, 대한민국 평등관리국에서 보낸 뉴스특보가 송출된다. “YTN ‘관계자 징계’, KBS·SBS·TV조선·MBN은 ‘권고’, 채널A는 행정지도인 ‘의견제시’, MBC에는 중징계인 과징금 의결!”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날리면?]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보도에 대한 방통위 결정이다. 1심 법원이 ‘윤 대통령의 발언이 음성감정에서도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명확하지 않지만, MBC의 보도는 허위’라고 외교부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란다. 방통위는 ‘우리에게 3심까지 무죄추징의 원칙은 없다’며 여당6: 야당1로 표결했다.




“조국 가(家) 멸문지화: 김건희 가(家) 부귀영화”, “법카 의혹 2년 수사, 2번 소환, 압수수색 120번, 10만 4000원 김혜경 여사 기소:22억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300만 원 디올백 수수 김건희 여사 수사 0건”, “2023년 208개국 중, 세계무역수지 한국 200위(2021년 18위, 북한 109위), 선거용 의대 2000명 증원, 입틀막 대통령 경호, …:뉴스특보! 대통령께서 국민들 위해 민생토론회 개최! 전국 13회 순회 중, 그린벨트해제·재건축완화·상위1%종부세감세·상속세완화…” <해리슨 버거론>이 2024년 대한민국 버전으로 바뀌었다. 검찰평등관리국에서 무엇을 잘못 눌렀는지, 잡음이 섞여 나오는 데  분명히  이렇게 들렸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들은 법 앞에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인간들은 더욱 평등하다!”








저작자 명시 필수 영리적 사용 불가 동일조건 유지시 변경 허가태그#해리슨버거론#김건희#조국#의대증원#검찰공화국#대한민국#윤석열#디스토피아#언어장애#아나운서#탈옥#풍자#거트보네거트#텔레비젼#미디어#무역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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