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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지현 Jan 01. 2023

나를 살게 하는 한 문장

존재의 이유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새해계획이란 걸 세운다. 

세월이 흘러도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연례행사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일 년 열두 달 365일 중 똑같은 하루일 뿐인데

그 해의 마지막 날이 돼서야 한 해를 되돌아보고 바뀐 해의 첫날은 한껏 고무된다.


하루가 모여 세월이 된다.

일상의 습관이 그 사람의 태도가 되듯 뻔한 말이지만 우리는 그저 하루하루를 잘 살면 된다.

그럼에도 새해 첫날이 되면 가슴속 어딘가 뜨거워지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우리는 이것을 '희망'이라 부르기도 한다.


희망이 없는 삶은 지속할 수 없다.

희망은 우리를 계속 살아갈 수 있게 만든다.

그것이 헛된 희망이라도 말이다.

다만 우리는 '헛된'에게 희망의 앞자리를 내주지 않게 삶을 잘 매만지며 살아야 할 것이다.


작년 이 맘때쯤이다.

어느 해와 다름없이 새해 계획을 세웠다.

방법을 바꿔서 말이다.

무엇을 하겠다 식의 'to do list'가 아닌

그 해 되고 싶은 내 모습을 한 문장으로 만들었다.

(한 문장을 어떻게 도출했는지 쓰려면 좀 길어지니 만다라차트를 이용했다고만 언급하겠다. 이 한 문장을 도출하기 위해 나는 8시간 동안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나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


평온해 보이는 일상이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를 찾았다.

원인을 찾으니 나아갈 방향이 보였다.

현재의 직업을 당장은 바꿀 수 없으니 직업의 스펙트럼을 넓히기로 했다.

그리고 그 일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들로 채우기로 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는 '작가'라는 완성된 상태를 목표로 세웠다.

매일 글을 썼다. 

보여줄 수 있는 글을 썼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썼다.

몰입해서 글을 쓴 지 반년, 나는 목표를 달성했고 내 삶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출간된 책이 <자기계발 절대로 하지 마라 그 대신 이건 꼭 해라> 다. 


책을 쓰는 동안 나를 괴롭히는 '불안'이란 녀석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녀석과 1:1로 맞짱을 뜨고 나니 불안은 더 이상 물리 쳐야 하는 대적이 아니게 되었다.

스스로 치유되었음은 물론 책을 읽은 많은 독자가 내 글에 공감했다.

SNS로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해오는 이들, 블로그에 서평으로 공감을 표현하는 이들이 생겼다.


내게 <자기계발 절대로 하지 마라 그 대신 이건 꼭 해라>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고 과정이었다.

스스로 심연의 나에게 수렴하며 들추고 싶지 않은 것 그럼에도 꺼내놔야 하는 것들을 썼다.


첫 책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두 번째 책을 고민한다.

첫 책이 써야 할 책이었다면 두 번째 책은 쓰고 싶은 글을 쓸 생각이다.


"작가로서 정체성을 견고히 하겠다."


2023년 한 해 역시 읽고 생각하고 쓰며 살 것이다.

이 한 문장은 새해 계획이자 올 한 해 내가 붙들고 살 삶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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