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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와 피피 Aug 04. 2024

오늘도 35살인 나는 30개월 아기에게 배운다

#훈육은어려워 #훈육하는건지당하는건지…?

우리 집에는 자기주장이 엄청 센 조카가 있어, 임신 때부터 나는 훈육에 대해 엄청 많이 찾아보았다.

아기가 돌 지나고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듣고부터는 훈육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던지거나,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등에 이런 일들은 아기가 30분이건 한 시간이건 울더라도 붙잡고 무조건 안된다고 단호하게 가르친다.

식당에서 시끄럽게 하거나 밥 먹다가 딴짓을 하면, 사람이 없는 공간으로 데려가서 훈육을 시작한다.

고집 센 우리 아기는 수긍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step 1. 강성울음

step 2. 동정심 유발(엄마 안아줘~ 000가 속상해~ 마음이 안좋아~)

step 3. 현실 부정, 딴짓 등 다양한 리액션이 나타나고 난 끝끝내 안 되는 것을 수긍한다.

그래서 요즘 우리 가족은 외식을 최소화하고^^;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 아기는 말이 꽤 빠른 편이다.

18개월 정도부터 문장 발화가 시작되고, 말귀를 다 알아듣는 것 같이 보였다.

그래서인지 나도 남편도 아기가 아직 어린 월령임에도 불구하고 아기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았나 보다.


하루는 아기가 턱받이를 하기 싫다고 떼를 쓰더라.

그래서 나는 “꼭 해야 해.”라고 훈육을 시작하려고 하는 순간 30개월 아기가 나에게 얘기했다.


“엄마. (흘리면) 닦으면 되지~”


그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턱받이를 해야 하는 건 필수도 아닐뿐더러, 옷에 조금 흘리더라도 닦거나 세탁하면 될 일이다.

그걸 내가 애한테 강요하고 훈육하려고 했구나 싶더라. 그리고 지난 30개월의 육아에 대한 반성을 했다.

내가 나의 기준으로 필요 없는 것들에 대해서도 과하게 훈육을 했던 건 아닌가 싶었다.


남편에게도 공유를 해줬다. 얘는 아직 30개월 아기일뿐더러 “꼭 00 해 야해”라는 것을 너무 우리의 기준에만 맞추지 말자고.

밥을 먹다가 조금은 딴짓을 할 수도 있고, 턱받이를 안 하고 먹을 수도 있다.

(물론 친구를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일들은 절대로 안 되는 일이다.)


앞으로 다가올 무수한 훈육모먼트에 다시 한번 이걸 되새기자! 내일도 육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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