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네 번째 암 진단에 이어 아버지께도 암이 찾아왔습니다. 아버지 역시 4기, 수술은 불가능하며 매주 항암치료를 받으십니다. 커다란 울타리가 무너지는 듯 마음이 무너졌고 나의 상태는 조금씩 나빠져 처방받는 약이 늘었습니다.
전략이 무색해지는 현실 앞에서 다시 물었습니다.
나는 어떤 삶을 추구하는가?
답을 얻기 위해 이렇게 접근합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니, 그 선택의 기준으로 가장 넓고 두터운 것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왜 생존전략을 고민하는가? 왜 걷고 읽고 쓰는가?
이는 나의 자유로운 선택이다.
나는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
이 자유는 타인 혹은 어떤 틀에 구속되지 않는 내가 바라는 생각과 행동을 아우르는 것이다.
그럼 '자유'가 선택의 기준인가?
지쳐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 자유롭게 생기는 이 마음은 어떠한가?
자유로운 마음이니 선택의 기준이 되는가?
아니다. 자유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유'에 내 영혼이 기뻐할 수 있는 무엇이 더해져야 한다.
이런 생각 끝에 얻은 결론은 '아름다움'입니다.
'어떤 선택이 더 아름다운가?'
이 질문이라면 그 어떤 선택에도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선택이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선택이 아름다운 삶을 향해 가는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그런 순간들을 쌓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즐기면서 혹은 어렵지만 애쓰면서요.
아버지와 저의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 걱정하기보다는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아름다움을 지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