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선물을 드립니다. 유독 힘이 부치는 날이나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 네잎클로버 행운의 운세를 긁어보면서 실마리를 얻으시길, 연재가 끝나는 11월에는 모든 분의 포도알판이 꽉 차있길, 멀리서나마 바라겠습니다.
시작한 지 4일, 이 시간에도 도저히 쓸게 생각이 나지 않아 노트북만 켜고 앉아 있는데 교단일기클럽에서 보내준 굿즈가 생각났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 쓰라던 은박으로 된 7개의 네잎클로버가 지니의 마법램프처럼 보였다.
나의 막힌 일기를 구해줄 지니.
예전부터 이 아이템을 눈여겨보던 딸아이를 급하게 호출해서 하나만 긁어보라고 시켰다. 아이가 고심해서 골라 긁은 글을 보니 ‘욕심을 내려놓아요’라는 글이 나왔다.
이것만 긁으면 걱정 끝 이야기 술술 일 줄 알았는데 또다시 막힌다.
욕심? 무슨 욕심? 욕심은 당연히 내려놓아야지. 내가 요즘에 욕심부린 게 있었나?
복권에서 꽝이 나온 것처럼 생각보다 시시해서 갈피가 안 잡히는데 더 이상 글쓰기를 미룰 수 없어 그냥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쓰기 시작했다.
왜 이걸 긁게 되었는지를 쓰다 보니 이만큼을 썼다. 의미 있는 하루를 기록해 보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냥 일기라도 쓰자하니 글이 써졌다.
아, 그래서 욕심을 버리라고 했구나.
엉터리로 짜 맞춘 역술가의 점괘 같은 것일지라도 눈앞의 고민은 해결되었다. 이만하면 오늘의 운세가 나쁘지 않다. 남은 6개의 운세가 한 달간 내게 어떤 가르침과 실마리를 제공해 줄지 조금은 기대가 된다.
내겐 아직 6개의 지니가 남아있다. 아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