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수일 Jun 03. 2022

사랑의 선물

이별을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

나이 오십 줄 남편을 일찍 보낸 여동생에게 마음 추스르라 보낸 36개 수석들. 새벽녘 어머니의 부산한 움직임에 눈을 뜨니 가장 먼저 수석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보던 돌들이었으나 세월이 한참 지난 오늘 다시 보니 마치 병법의 삼십육계처럼 남편 잃은 슬픔을 다양한 모양의 수석들을 보고 이겨내라 보내신 마음을 이제야 조금은 이해할듯합니다. 36개 수석엔 다양한 동물 형상과 산천,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 소재들이 넘쳐납니다.


충주댐으로 수몰된 제천군 서창리 지역은 합류되는 큰 강줄기가 있어 큰 물이 날 때마다 오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 외삼촌도 계셨습니다.


일찍이 수석과 기목에 관심을 가졌던 외삼촌께서는 수많은 수석을 수집하여 거래를 하셨는데 그런 와중에 처남이 먼저 돌아올 수 없는 먼길을 떠나자 젊은 날 수집하여 아끼고 고이 간직했던 수석들을 장식장에 예쁘게 담아 여동생 집에 놓고 가셨습니다.


혹여 찾아오는 누군가의 작은 욕심으로 하나 둘 없어지면  동생이 크게 마음 상할 것을 생각하시어 잠금장치까지 추가하셨고요.


어딘가에 묻혔다 나온 후 잘 손질된 수석들은 받침대에 세워진 덕에 특별한 손길이 없었음에도 처음 전해진 그 모양 그대로일진대 세월이 흘러 노쇠한 노모의 육체는 여기저기 빨간 신호를 보내기에 다양한 검사와 진료 대기 중입니다.


외삼촌의 그때 오빠 마음을 지금도 가늠하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 내 나이 그즈음이 되다 보니 이제야 알 것 같은 삶을 사랑해야 하는 나이 아닌가 합니다.

수석은 그대로인데 변한 것은 사람들뿐이네요.


누군가 집 방문하였다 좋은 수석이기에 고액으로 거래를 청했음에도 아들 꺼라 팔 수 없다고 하셨다 합니다. 몇째 아들인지는 모릅니다ㅎ

작가의 이전글 언제나 파일럿의 두번째 비행 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