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나을지도..?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외로운 일이다.
아이 때문에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릴때는 감염위험 때문에 정말로 최소한의 인원만 만나게 된다. 삼칠일이라는 단어가 괜히 있겠는가. 이때부터 고립이 시작되는데, 이 고립은 사람을 참 힘들게 한다. 힘듦을 토로할곳도 나누고 공감하며 위로받을곳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도 거의 하지않았던 sns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갇힌 공간에서 세상과의 소통창구는 오직 맘카페뿐이었다. '이렇게 힘든게 분명 나뿐만은 아닐거야'를 위안삼기 위해 수많은 글을 검색했다. 아이가 아플때도 정보를 얻기위해 맘카페를 들렀다. 때때로 글도 올리고, 댓글도 달았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댓글들을 보며 위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은 얼굴도 모르는 온라인상의 소통일 뿐이었다. 내 친구들은 아직 아기를 낳지도 않은데다가, 나의 힘듦 때문에 와달라고 말하기는 미안하고, 와도 힘들것같았다. 외로웠다가, 사람을 만나고싶다가, 외출준비도 귀찮은, 양가감정들이 오락가락했다.
연년생 아이 둘을 두돌지나서까지 가정보육을 했기 때문에 어린이집 엄마라는 관계도 맺을수없었다.(미리 이야기하자면 어차피 어린이집에 보내고도 그런관계는 맺어지지 않았다..) 겨우 만날 수 있는 동네엄마는 문화센터에서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동네엄마를 사귀어볼까싶었다. 그러나 그것에도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든다는 생각이 들어 일찌감치 포기하게 되었다.
한번은 옆자리에 앉은 엄마와 말을 트게되면서, 문화센터 수업을 마치고 같이 밥도 먹었는데, 대화를 나누다보니 나와 결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경계하게 되기도 했다. 누군가와 친해지기에는 허들이 너무 많았다. 나이도 나와 비슷했으면 좋겠고, 직업도 비슷했으면 좋겠고, 생활수준도 비슷했으면 좋겠고, 아이성향도 비슷했으면 좋겠고, 아이 개월수도 비슷했으면 좋겠고, 성격도 나와 비슷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자발적으로 나는 다시 고립상태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내가 혼자 내지른 비명은 또 역시나 ‘외로워!’였다.
그럴거면 누군가를 사귀던지!
아니, 그러기엔 너무 힘들어.
뭐 어쩌란 거냐. 나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차라리 조금 외롭더라도 맘편하게 혼자지내자였다.
첫째가 어린이집에 들어가자, 등하원시 가끔 만나는 엄마들도 생겼다. 어린이집 마치고 놀이터에서 놀리다보며 친해지는 엄마들이 많은데,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와 가장 친한 친구는 할머니와 등하원을 하는 아이였다. 그아이의 할머니와 자주 놀이터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이의 엄마는 은행원이라 바쁘다고 했다. 나는 연년생인 둘째를 유모차에 태워 놀이터에서 함께 버텨야했기 때문에 놀이터에서의 시간이 썩 달갑지만도 않았다. 동생이 아장아장 걷기시작하면서부터는 두 아이를 눈으로, 몸으로 쫓아야 했기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눌틈도 없었다. 결국 누군가와 친해지는데 들이는 에너지를 아껴서 차라리 우리 아이들을 돌보기로했다.
그런 시간이 흐르자, 종종 놀이터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있는 엄마들 무리가 부러웠다. 동시에 기빨리고 싶지않은 마음도 함께했다. 괜히 한번 친해졌다가 멀어져서 동네에서 그 엄마가 보이면 마음이 불편해진 경험도 한번있었기에, 더 섣불리 관계를 맺고싶지 않아졌다. 네 집이 모여서 놀았다가, 한집아이가 다른아이에게 소리를 꽥!지르고 자꾸 분탕을 치는 사람에 두 엄마가 싸워서 모임이 파토된적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너무도 잘 어울렸고, 어린이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누구에게든 밝게 다가가서 함께 놀자고 했고, 그래서 내가 더 다른엄마들과 열심히 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영 말도못걸고 있는건 아니었고, 필요에 따라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저 함께 일정시간 엉덩이붙이고 앉아 이야기나누는 그런관계는 굳이 맺지않았을뿐이다. 나는 누구엄마를 챙기거나 정보를 공유하거나 서운해하거나 하는 문제없이 그저 우리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남는시간은 자유롭게 쉬었다. 모든 동네엄마들과 겉으로 웃으며 인사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짧은 몇초간의 안부를 나누며 고만고만 지냈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담임으로 있다보면, 엄마들의 관계를 알고싶지않아도 알게되는때가 있다. 문제가 되는 일은 꼭, 친했던 엄마들이 싸우면서 일어났다. 우리엄마가 아무랑도 친하지 않아요. 하면서 문제가 되는 일은 단한번도 없었다. 반면에, 우리엄마가 누구 엄마랑 친했는데요. 엄마들이 싸워서 저도 걔가 싫어졌고,,어쩌고.. 이러한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보았다.
만약 그럼에도 외로워서 동네엄마를 사귀게 된다면 꼭 명심하라.
엄마들간의 갈등을 아이에게 전가하지 말라.
물론 나는 우리아이에게 숨기고 말하지 않더라도, 상대엄마가 본인 아이에게 “이제 쟤랑 놀지마. 쟤네집 아주 몹쓸집이야!”하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외롭다고 아무나 덥석 사귀지 말라. 갈등이 쌓이고 쌓여서 학폭까지 서로 신고해대는 일도 여럿보았다. 학교는 그녀들의 갈등을 중재해줄 수 없다. 아이들을 제지하고 조언하는 역할이 최선이다. 간혹 엄마들이 담임에게, 상대엄마가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에 대해 뒷담화를 하고, 편을 들어주길바라는데 대체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그걸 그대로 보고있다. 미숙한 사람일수록 관계에 집착하다보니 누구라도 사귀게 되고, 미숙한상태에서 사귄 관계는 결국 결말이 좋지 못하다.
엄마가 맺어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생각보다 친구를 정말 잘사귄다. 초1 담임때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한학기가 끝나도록 친구가 없는 외톨이는 없다. 좀더 빨리 다가가는 아이이냐, 천천히 탐색하고 관계맺는 아이이냐하는 성향의 차이일뿐이다. 내가 잘했다는건 아니다. 나는 아직도 가끔은 외롭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관계가 필요을 뿐이다. 이제 아이들은 학교에서 사귄, 본인이 고른 친구가 있기 때문에, 엄마를 통한 관계는 필요가 없다. 나 또한 내가 안심할 수 있고 결이 맞는 친구는 동네 밖에 있다. 남는시간에도 그냥 혼자 쉬는게 참 좋은 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