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작가 윤부장 Dec 21. 2022

아빠의 위암 3

슬기로운 봉양생활

심장초음파 결과가 좋지 않다. 


의사는 혈관이 많이 두꺼워져 있고, 일상생활에는 무리가 없을 수 있으나 전신마취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조영술을 통한 혈관 상태 파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아빠는 위 절제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하셨다. 입원을 해서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아야 하는 것도 부담이고, 노인센터에서 수술 뒤 섬망이나 치매 증상 발전 가능성이 30% 이상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큰 부담을 느끼시는 것 같다.  입원도 싫고, 수술도 싫고, 다시 내과에 가서 어떻게든 내시경으로 시술을 해 달라고 사정해 보시겠다는 말씀이셨다.


며칠 뒤 내과 외래 진료. 담당 교수는 아직 심장내과의 진료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협진 기록만으로도 아빠가 외과적 수술을 받으시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 든다고 했다. 아빠의 사정이 통했는지, 외과가 아닌 내과에서 내시경으로 최대한 종양을 제거해 보겠다고 하며, 혹시 모를 예후를 대비해 내시경 후 1박을 하고 다음날 퇴원을 하자고 했다. 또한 본인보다 더 내시경 시술을 잘하는 교수를 추천해 주면서 수술 날짜도 잡아 주었다.


한결 밝아진 아빠의 표정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깨끗하게 내시경으로 종양이 모두 제거되기를 희망하며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빠의 위암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