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유미 Nov 09. 2024

삶 메치기



허공을 가르며 날아드는 쿵쿵

시곗바늘로 메 치는 소리

부서지는 것

으깨지는 것

들러붙는 것들 중

10월 어느 날 친구의 생이 끝이 났다


목적 없는 무자비함에 오금이 저려

고행하는 현자 시시포스에게

무한의 굴레를 어떻게 견디시오

오늘의 바위를 굴릴 뿐이오

어제도 내일도 똑같은 바위

무의미한 매일 새로워지는 돌


부서지는 머리통

으깨지는 심장

들러붙는 후회를 떼어내

밥을 지어 메친 떡을 한입 삼킨다

이제 살만하다

쿵쿵 끝없는 삶을 메친다



-친구의 영면을 기원하며






매거진의 이전글 I feel blu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