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이야기
교직 13년차. 13년째 교실에서 아이들과 즐겁게 수업을 하고 있다.
교실에서는 난 광대다.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도 내 수업을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태생적으로 웃긴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진심으로 아이들의 생각과 모습과 생활들이 궁금해서 수업에 들어가는 아이들과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려고 한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좋아한다. 그러면 수업도 열심히 듣는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나는 아이들에게, 아이들은 내 수업에 관심을 갖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게 수업 안에서 아이들과 잘 지내고, 즐겁게 수업을 하는데, 가끔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아예 학업을 포기했거나, 무엇에도 관심이 없거나, 수업에 그냥 진짜 재미만을 위해 참여하는 아이들은 그 나름대로 대응?을 해서 교실 안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도록 좋게 좋게 하고 있다. 모든 아이들이 나만 바라보고 내 수업을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을 존중하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지만,,,,,
최근에 "난 너가 시험을 못 봤으면 좋겠어." 라고 학생에게 어떻게 보면 잔인하게, 냉정하게 이야기를 했다.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나는 진짜 나쁜 선생님이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친구들도 티는 안내지만 동의하고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공부를 잘하고, 내신도 좋은데, 수업을 열심히 안듣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수업을 듣긴 듣는데, 선생님이 기분 나쁘게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교과서 밑에 다른 과목, 다른 문제집이 깔려 있고, 열심히 설명해도 본인 판단 하에 안들어도 되겠다 싶으면 바로 다른 공부를 시작한다. 수업 과목이 그 학생에게 필요 없는 과목이라면 사실 다른 공부하는 걸 어느정도 눈감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이 과목이, 이번 시험이 이 아이에게 중요한데, 심지어 종합전형으로 지원을 할 것이고, 이 과목의 내신 점수뿐만 아니라 세특도 잘 써야 하는 아이인데,,, 물론 주어진 활동이나 과제를 다 마치고 아직 못한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수학 문제를 잠깐 푼다든지 하는 것까지 못하게 하지는 않는다. 보기 싫기는 하지만 거기까지는 인정!
하지만, 최근에 뭐라고 경우는 주어진 활동지보다는 자신이 따로 공부하는 문제집으로 수업을 듣고 교과서를 꺼내라고 해도 꺼내지도 않고 활동지 작성을 모둠원들은 열심히 하는데, 혼자 작성하지 않고(심지어 모둠장이다.....) 도저히 그냥 보고 넘어갈 수 없을 정도의 학생이었다.
결국은 학생을 혼냈고, 진짜 두고보다는 심정으로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쉬는 시간에 그 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왔다. 울먹이면서 죄송하다고 하는데, 또 마음이 약해졌다. 결국은 용서해주고, 앞으로 열심히 하자고 했다.
앞으로도 공부는 잘 하는데, 수업태도는 나쁜 아이들은 계속 만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다 내 맘처럼 움직여주지는 않겠지만,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잡아주는 것이 선생님의,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 친구가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