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에서 서류 합격이 되었다는 전화 또는 문자 를 받았을때. 그 기쁨은 매우 크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도 그런 연락은 수십차례 받아 본 것 같다. 이직도 많이 했고, 또 면접도 많이 떨어지다보니)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면접일자가 통보되어지고 주의사항을 전달받기 시작하면, 그 기쁨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한다. 그리고, 면접일자가 다가올수록 압박과 긴장이 증가되기 시작한다.
나에게 특히 면접은 매우매우 두려운 시간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 나를 어필한다고? (아니 근데 왜 면접관들은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예상 질문들이 있을지 알 수가 없다. 다만, 고전적인 질문들이 한두개 나올 수 있고, 그정도는 인터넷과 지인찬스들을 통해 예상 답변을 마련할 수 있다. (당연히 이 정도는 노력해야한다. 이 부분은 최소한의 예의라고 해야할 것 같다.)
그럼 일단 고전적인 질문들 중에 몇 가지 참고할 만한 내용을 적어보고자 한다.
'왜 전 직장을 퇴사했는지?' 라는 질문.
일단. 전 직장을 디스하는 얘기는 하지 않아야 한다. 절대로. 만약 디스를 하고 싶으면 뉴스에 나올만한 사유로 디스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감을 얻기가 매우 어렵다. 기본적으로 면접관들의 생각에는 '거기서 디스하면 여기서도 디스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면접자의 억울함보다는 면접자의 경향성을 먼저 본다. 따라서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디스를 할 이유가 없다. (목표는 합격이지, 전 직장을 디스하는 것이 아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미래지향적으로 대답을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커리어 개발'이라던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라던지. 사유는 들어봄직하지만, 그렇기에 무난하게 풀어갈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의 답변 논조 하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좋다. 전직장이 나빠서 이직했다는 얘기는 굳이 내 입으로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장점은 무엇인지 단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
일단. 단점은 하나 정도는 무조건 얘기해야한다. 단점 얘기를 안하면 '단점이 없는 사람이 있냐'는 핀잔을 들을 수 있고, 너무 많이 단점을 얘기하면.. 수습이 안될 것이다. 그래서 하나 정도는 얘기를 해야한다. 그리고 그 단점 하나는 고칠 수 있는 단점이거나 '인간적으로 보면 싫지만 업무적으로 보면 꼭 나쁘진 않은' 단점을 얘기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완벽주의가 있어서 일 하나를 끝마치기 전에는 다른 일을 시작을 하기 어렵다던가. 결벽증 비슷한게 있어서 책상을 정리안하면 일을 못한다던가.
장점은 솔직하게 말하면 된다. 하나 또는 많으면 두개 정도. (너무 많이 얘기하면... 수습이 안될 것이다.) 너무 장황하지 않게 얘기 한다면, 크게 주의할 점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면접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단, 조건은 '최상의 컨디션에 있는 나'
제목처럼, 면접은 나에게 가장 두려운 시간이었다. 사실 면접 없이 합격하고 싶었다. (하하...) 그 두려움의 기저에는 나 자신을 향한 나의 못마땅함이 깔려 있다. 나는 별로 잘난게 없는거 같은데 나를 나타내보이는 '면접'이라는 자리로 나를 등장시켜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후보자들 중에 가장 뽑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피력해야한다.
그러나 나 자신이 못 마땅할 지라도, 내가 아닌 다른 어떤 매력적인 존재로 면접장에서 나를 묘사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나의 양심이 잘 알고 있다. 양심에 거리끼면 길게 말히기 힘들다. 그리고 거짓말을 해봐서 알겠지만,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 그리고 거짓말 위의 거짓말은 서로 개연성이 깊지 않아서, 티가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면접장소에서부터 거짓말하는 사람을 뽑을 회사는 없다)
내가 했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면접을 준비하기 전에 한가지 기억해내는 것이다. 바로 최상의 컨디션에 있는 나 자신이다. 무언가 성취했을때 무언가 해냈을때 그 하루 정도 (또는 반나절 정도) 지속되었던 나 자신에 대한 만족감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그 만족감을 기저에 깔아두고 나를 소개해보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다시 써본다. 그렇게 나를 표현하기 위해 준비하고, 표현한다. 그러면 분명 다를 것이다.
중요한 건, 그 만족감을 충분히 끌어올리는 것이다. ' 아 그런 일이 있었지' 정도로는 되지 않는다. 그 생각에 나를 담가보는 것이다. (마치 오이가 피클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충분한 만족감 안에서 준비해나가는 것이다.
'나는 너가 궁금할 뿐이야, 오해는 하지마.'
면접관은 면접자처럼 떨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면접관 역시 근심 걱정이 많다. 면접관은 일단
- 본인 업무가 바쁜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필요하니 어쩔수 없이 뽑기 위해 나온 것이다. (그래서 표정이 밝기가 어렵다.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 앞으로 본인과 함께 일할 사람을 뽑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조심스럽고 걱정이 많다. 그래서 이런저런 질문으로 어떤 사람인지 본인하고는 맞는지 계속 체크해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서로 같은 입장이라는 것이다. 면접관도 두렵다. 면접관도 면접을 자주하고 싶지 않다. 면접은 그들의 주업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괜찮은 사람이 필요하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본인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아니라고? 그러면 위에 내가 말한 '최상의 컨디션에 있는 나'를 떠올려주기 바란다. 그리고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충만해지고 나면, 준비를 시작해보자.
그럼 남는 것은 하나, Fit이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은 입을 필요가 없다. 당연히 살 필요도 없다.
나는 직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갖추고 면접을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떨어졌다면, 그건 Fit이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궁금한 사람들끼리 만나서 얘기를 했는데, 서로 맞지 않아서 헤어졌다. 자연스럽지 않은가?
물론, 그 직장이 내가 꿈꾸던 직장이라면, 이별통보는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나, 최상의 컨디션의 나를 보여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별통보를 받았다면 Fit이 맞지 않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얘기해보건데, Fit이 맞지 않는 회사에 들어가봤자 곧 나오게 된다.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빨리 벗어버리고 싶은 것 처럼 말이다.)
Outro.
마치 Fitting room에서 옷 입어보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면접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여기가 아니면 안되'라는 생각은 집착과 조바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이런 생각은 금물이다.
면접은 떨어질 수 있다. (바꿔말하면, Fit이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겨우 몇 십번 떨어진 것 때문에 낙심할 것은 없다. 나는 거의 면접 떨어진 것만 세어보면 적어도 50번은 되는 것 같다. (하하하...물론 자랑은 아니다 ;;) 그래도 지금 직장생활하며 잘 살고 있다.
면접에 여러번 떨어진 것을 본인의 실력이나 자존감과 절대 결부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은 서로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 (진짜다. 회사가 보기에 후보자가 실력이 없다라고 한다면, 서류 통과가 안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