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새바람이 살결을 스칠 때
머금고 있던 작은 이슬이
바람에 흩어져 가랑비로 흩날리고
나도 모르게 목이 메어
허공을 바라본다
살며시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야트막한 하늘에
잿빛 구름만
빗 방울이 소리 없이
바람에 살결을 스친다
봄 비에 한 잎 두 잎 떨어진
작은 꽃 잎이 바람에 날리어
어디론가 날아가고
작은 꽃 잎이 허공 속에서
고독함을 남긴다
황혼이 지는 늦은 오후
온종일 비가 내리고
허무한 마음에
방황하는 철없는 영혼 되어
정처 없이 이리저리 떠돈다
화려한 꽃잎 떨어져
골목 한 귀퉁이에 꽃잎 무덤을 만들고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온갖 아픔들을 토해내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비에 젖어 떨고 있는
나뭇가지에 남은 꽃잎이 방긋 웃고
속절없이 내리는 봄비에도
또 다른 내일의 여정을 기약하듯
화사하고 포근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