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씽킹이 60년 기업 모나미에 불러온 놀라운 변화
네? 또나미냐고요? Yes..맞습니다. 하지만 지난번에는 DMBS 에서 열렸던 모나미 세션을 말씀드렸다면, 오늘은 그 세션에서 소개되었던 책 <모나미 153 브랜딩> 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 혹시 궁금하시다면? DMBS 모나미 세션 후기 브런치 바로가기
최근에 출간된 이 책은, 브랜딩과 마케팅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제게 의미를 가져다주어서 기쁜 마음으로 소개해보려해요. 마케팅을 하고 계시거나 브랜딩을 막 시작했거나, 혹은 아직 우리 브랜드에게 맞는 브랜딩은 뭘까 고민하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60년 장수기업 모나미에게 '디자인 씽킹'이 어떤 혁신을 가져왔고, 모나미가 우리다운 브랜딩을 어떻게 해나가고 있는지를 4부작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각 부에서는 모나미의 여정과 전략, 그리고 브랜딩의 핵심 개념들을 다루고 있으며, 브랜딩과 마케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점이 브랜딩의 중요성을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인데, 사례를 통해 브랜드가 어떻게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다시 처음에서 시작하는 본질 브랜딩
2. 확장된 사고 디자인 씽킹
3. 마케터를 위한 창작자 마인드
4. 지속 가능한 브랜드
이 책은 앞서 언급한대로 브랜딩과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브랜드가 변화와 혁신을 통해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1960년대부터 문구류를 만들고 판매해온 모나미의 대표적인 제품 '모나미 153'은 지구를 15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팔린 대표 상품입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스테디셀러를 가지고 있는 모나미도 큰 고민에 빠졌는데, 한국이 저출산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 소비층 감소됨 따라 2000년대 이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 널리 확대되면서 필기구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점도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모나미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 를 고민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모두 필기구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모나미가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데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나미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석하는 것보다 원하는 것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판단했는데,
이제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한명 한명에게 닿을 수 있도록 제품 본질의 가치를 담는다면 브랜드메세지를 온전히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53 볼펜은 디자인이 화려하거나 눈에 확 띄지는 않습니다. 구성 요소도 오직 다섯가지의 부품으로 단순하게 되어있고요. 유니볼의 제트스트림같은 노크타입 제품은 보통 10개~12개로 구성되어있는데 상대적으로 매우 심플합니다.
또, 일반 노크식 펜과 다르게 모나미 153가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클립입니다.
모나미는 클립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을 보고 과감히 클립을 없애되 육각으로 바디를 만들어 굴러다니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는 유저의 행동을 분석해서 생산 원가를 많이 낮추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부담없는 가격으로 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나미는 평범함 속에 숨겨진 감동, 슈퍼 노멀(super normal) 을 강조합니다.
특별한 것이 너무 많아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느끼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단순히 있어 보이는 것을 생각하지 말고 우리의 본질적인 것에 우리답게 집중해야한다고 말합니다.
모나미의 153은 어디에나 있다고 느낄정도로 공기같은 제품이지만, 그만큼 우리 생활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고 밋밋하지만 단순한 이 펜이 베스트셀러 그 이상 메가브랜드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제품의 쓰임에 충실했기 때문인데,
신동호님은 책에서 모나미 브랜딩의 방향성을 한 줄의 카피로 표현했습니다.
'평범하더라도, 화려하지 않더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본질에 집중한다면 그 평범함은 특별함이 된다.'
영상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M66ZU2PCIcM (출처 : Alfonso Neri 채널)
1) 아이디오의 디자인 프로젝트
이번 파트에서는 ABC 방송의 'The Deep Dive: One company's secret weapon for innovation' 속에서 발견한 아이디오 (IDEO) 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데, 해당 영상은 미국 홀푸드 클라이언트를 위해 5일 안에 쇼핑카트 디자인을 완료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품디자인 개발 프로젝트에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된다)
해당 영상 속에서 아이디오는 이 짧은 시간동안 디자인 씽킹을 구현하는데, 구성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카트를 관찰학고, 브레인스토밍과 아이데이션, 프로토타입핑으로 시제품을 만들어보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점을 찾아 개선합니다. 그들은 프로토타이핑을 진행하면서 오류를 수정하고, 거기서 오는 유연성과 민첩함에 집중하며 상품을 디벨롭 시키는 과정을 인상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영상은 지난 8월에 있었던 청년마케터 월간모임 중 밀리의서재 조윤성님의 세션에서 소개되어 처음 보게되었는데, 진정한 팀플이 이런거구나 싶었던 영상이었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해서 그저 와- 할 수 밖에 없었던.
2) 디자인 씽킹의 세가지 조건
- 인간중심적 사고
이 파트에서는 디자인 씽커는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의 경험이 어떤식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야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우리 모두가 인간이라는 곳에서 시작해야 된다' 로 시작해서, 단순히 인종이나 성별, 나이 같은 것으로 타게팅을 하기보다는, 개개인으로 구분을 해서 인간 중심적 사고를 초개인화라는 트렌드에 맞춰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 확장된 사고
마케팅은 다른 시각 즉, 차별화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을 단계로 나누어 넓게 생각하는 것을 말하며 가전회사의 에를 들었습니다. 가전 회사에서 에어컨을 개발하는데 A라는 회사가 고객의 니즈를 '시원함'이라고 정했고, B라는 회사는 고객의 니즈를 '쾌적함'이라고 정했다고 했을 때 둘 중에 B가 확장된 사고를 한 기업인데, 문제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혁신은 달라짐을 강조했습니다.
- 관찰
잠재적 욕구와 유저의 의지를 찾을 수 있도록 관찰하거나 몰래 엿듣거나 슬쩍 가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는 것도 마케터에게 굉장히 필요합니다. 이 파트에서 굉장히 흥미로웠던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바로 물기에도 잘 써지는 마커펜의 탄생 이야기였습니다.
물기에 잘 써지는 마카 570
: https://www.monamimall.com/w/product/productDetail.do?goodsNo=MG000000099
어느 날 이 책의 저자인 팀장님이 PM분들과 같이 노량진 수산시장에 갔는데 아침에 일하시는 분들이 이슬에 젖은 박스에 재고를 힘들게 마킹하시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젖은 곳에서도 적힌 것이 유지될 수 있게 추워서 불을 피운 드럼통에 크레파스를 살짝 녹이고 짓이겨서 비닐에 붙인 뒤 마킹을 하는 불편한 모습을 한참 지켜보다 아이디어를 냈고, 결국 물기 위에도 잘 써지는 마커펜을 만들어서 직원분들께 샘플을 드리고 판매까지 했던 스토리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지켜보고 그들의 불편함을 해소한 사례라 굉장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마케터들은 사실, 고객 혹은 회사 내부에서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창작의 고통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어떻게 알려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눈길 한번 더 받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는데 이 파트에서 모나미는 '우리다운 이야기'를 담은 마케팅 전략을 말했습니다.
모나미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매번 팝업 혹은 매장에 갈 때마다 설레는데, 이 파트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담고 있었던 스토리를 잘 풀어주어서 인상깊게 봤습니다.
사실,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사실 상당히 어렵습니다. 컬러, 공간감, 동선, 배치, 상품, 간판, 사이니지 등등등 기본적인 것 부터 우리를 드러내는 것 까지 고려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 이런 부분을 한번이라도 고민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 파트를 굉장히 흥미롭게 읽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모나미다운 콜라보레이션
모나미팀은 돈을 쓰지 않고 돈을 벌면서 마케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를 고민하다 그에 대한 해답을 콜라보레이션으로 찾았습니다. 다양한 콜라보가 있지만 인상깊었던 것을 적어보겠습니다.
- 아시아나 기내지 반쪽 광고
매거진에 광고를 하고 싶었던 모나미팀은, 일반 매거진은 요즘 영향력이 적으니 항공사의 기내지에 싣고 싶은데 비싸서 고민을 하다가 책 끝에 판권면에 비어있는 공간에 광고를 싣으면 어떨까? 싶어서 안그라픽스 아시아나 기내지 편집장과 광고부장에게 반쪽 페이지를 역제안하여 결국 계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약 1년 정도 진행했다고 하는데, 제대로 역제안이라고 느껴서 인상깊었습니다.
- 엘라고와 협업
미국의 캘리포니아에 있는 회사인 엘라고와 모나미의 지향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제품 제작을 진행하였는데, 이 콜라보는 모나미의 IP(지식재산권)를 사용하여 엘라고의 애플펜슬 케이스를 제작한 것으로 아마존에서 어마어마하게 팔렸습니다. 브랜드 IP로 실질적인 매출을 가져온 첫번째 사례라서 의미가 컸습니다.
저도 샀습니다. 마침, 아이패드를 새로 장만하면서 애플펜슬 케이스를 엘라고와 모나미의 콜라보 제품으로 구매했습니다. 주위에서는 이것때문에 애플펜슬을 구매한 것이 아니냐고 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모르겠습니다. 키링과 153도 받았는데, 둘 다 너무 예뻐서 좋아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케이스를 끼우니까.. 아이패드 케이스 안에 안들어가더라고요. 그 점은 아쉽습니다.
위에 사례들은 마케팅팀 스스로가 느끼기에 해야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던 사례들입니다. 성공부터 실패사례까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하면서 크게 느꼈던 것은 '이제 내가 원하는 걸 얘기하지 않고 우리를 통해서 그들이 얻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자' 고 강조했습니다. 저도 기존에 브랜드 콜라보를 몇번 진행한 적이 있는데, 좋았던 적도 있고 아쉬웠던 적도 있었으나 결국은 윈윈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우리들이 어떤 것을 알려줄 수 있는가? 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2) 모나미와 내부 팀의 인터널 콜라보레이션
모나미는, 수많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브랜드 이미지에서 고착화된 이미지를 바꾸려고 했는데 이런 것은 내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것을 인터널 콜라보라고 말하는데 우리가 만들었던 마케팅하는 행위들, 우리가 왜 브랜딩을 이렇게 전략을 세우고, 스토어를 이렇게 왜 만들고, 왜 이 기업과 콜라보를 하는지 꾸준하게 설명을 해서 최종의 산출물이 마케팅 팀만의 것이 아니라 업무를 같이 한다는 공동의 산출물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회사 전체가 같은 지향점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누군가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되는데 그것을 직접하려고 노력했고, 이런 문제들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해결을 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저는 이부분에 깊이 공감하면서 많은 고민들을 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꾸준하게 함으로서 우리가 우리의 어떤 것을 드러내는지를 알려줘야한다는 것이, 결국은 설득이구나 싶어. 마케터 = 설득과 협상 은 공식인가 싶어 가슴이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외주 형태로 어떤 문제 해결한다든가 여러 방법을 통해서 해결하더라도, 사실 내부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집행을 실행하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결론을 얻을 수 없습니다. 장기적인 숙제겠죠.
저는 모나미를 20년 넘게 좋아해왔습니다.
좋아하기 때문에 더 와닿은 것도 있지만, 마케팅-브랜딩에 있어서 많은 메세지를 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우리만의 브랜드 우리만의 마케팅 방법은 우리가 찾는 것이지 어느 누가 찾아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결국, 마케팅을 잘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고, 스스로가 고객이 되어 바라본다면 그들을 감동시킬 우리다운 마케팅을 할 수 있겠죠.
요즘, 우리다운 브랜딩, 나다운 브랜딩 이런 이야기가 많이 보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참 쉽게 쓰였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디자인을 오래 하신 분이라 그런지, 책이 참 읽기 편하게 잘 만드셨습니다. 그럼에도 모나미스러운 디테일은 잘 살아있어 놀랍습니다.
사이즈부터 폰트까지 모나미를 그대로 담아 간결하고 심플하지만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게 만들어진 책, 모나미 153 브랜딩.
마케팅과 브랜딩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나의 브랜드와 비즈니스에 어떤 측면을 고민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될 것 입니다.
이 책은, 위즈덤하우스와 청년마케터를 통하여 도서를 증정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케터 닌닌입니다 :)
광고대행사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시작해서
브랜드 빌더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고
지금은, IT회사의 인하우스 퍼포먼스 마케터이자
마케팅 컨설팅 에이전시에서 마케팅 리드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여 많이 돌아다니고, 맥시멀리스트라 칭하며 이것저것 많이 사지만, 다행히 마케팅을 합니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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