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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경앤 Nov 16. 2022

엄마의 음식은 추억을 넘어 든든한 힘이다.

다경앤 가족



결혼후 살림하는 것이 힘들었다. 해주던 밥만 먹다가 갑자기 직접 음식을 해야하는 

상황에 적응이 힘들었다. 친정엄마가 해주시던 음식이 너무 먹고 싶었다.

그리고, 신랑도 시어머님이 해주시던 음식이 그리울거란 생각을 했다. 그땐 결혼후 신랑에게 맛난 음식을 해주고 싶었던 새댁이었다. 신랑에개 엄마가 해주시던 추억의 맛난 음식을 해주고 싶었다. 어느날 물어보았다.


"어머님이 해주시던 음식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음식이 뭐야? "

"음...." 신랑은 선뜻 대답을 못했다. 다시 질문을 했다.


"먹고싶은 거 얘기해봐. 내가 해줄께."

"음...." 여전히 대답 못하는 신랑이었다. 혹시 엄마 음식을 못할거라고 생각해서 대답을 못하는 건가해서 다시 물었다.


"어머님이 해주시던 음식중에 너무 먹고 싶은거 있어?. 내가 못하는 거면 어머님께 물어봐서라도 해줄께."


다시 한참을 고민하던 신랑이 얘기한 음식은?

라면이었다.

......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물었을때 나올법한 대답이였다.

"아니 말고~~ 어머님이 해주신 음식중에서 말야...."

또 한참을 고민하던 신랑은 씩씩하게 대답했다.


삽...겹...살....


그 순간 둘이 마주보며 웃었다. 신랑은 본인이 대답하고도 좀 그랬는지 겸연쩍게 웃었다. 그때는 사랑 가득한 새댁이라서 신랑이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이 제대로 음식을 해주지 않았다는 생각에 신랑이 짠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심한 남자들은 그럴수 있을거 같다. 아무 생각없이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렸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의 기억은 다경앤을 유달리 음식에 매달리게 했던 이유가 되기도 했다.




다경앤은 결혼후 친정엄마가 해주시던 어묵볶음이 너무 먹고 싶었다. 다른 음식은 사먹는 음식으로 충족이 되었지만 어묵볶음만큼은 충족되지 않았다. 임신후 입덧할때도 그 어묵볶음이 먹고 싶었으니까.... 친정엄마는 맛있는 음식도 많은데 왜 하필 어묵볶음이냐고 하셨다. 매콤 달콤하게 윤기가 자르르 나는 어묵볶음은 정말 맛있었다. 그 양념과 비숫하게 해주시는 코다리볶음도 맛있었다.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친정엄마가 해주시는 코다리 볶음은 밥한공기 금방 뚝딱이였다.

결혼후 한동안 그 음식이 먹고 싶어서 친정에 가기전에 미리 전화해서 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양념을 해보고 싶어서 친정엄마에게 배워서 연습도 많이 했었다. 그래도 그 맛을 낼수가 없었다. 요리는 정말 힘들었다. 특히 간맞추는게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얼추 비슷한 맛을 낼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쉬운데 말이다.





"엄마가 해준 음식 중에서 제일 맛있었던거 뭐야?"

"제일 기억에 남는 거 말야"


어느날 신랑과의 추억이 생각나서 아이들과 식사하면서 물어보았다.

우리 아이들이 라면이나 삼겹살을 얘기하지 않도록 제법 노력했다고 자신만만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잠깐 생각하는 그 순간 긴장되었다. 

특히, 아들은 아빠처럼 라면 그럴까봐 두근두근했다.

결국 그 순간을 난 기다리지 못하고 (아니 솔직히 많이 걱정되었다) 먼저 말해버렸다.

갈비 맛있었지?  돼지 등갈비도 너희들 잘 먹었는데... 닭봉 간장조림도 맛있잖아...

나름 정성들여 해주었던 음식들을 읊었다.

아이들도 맞다고... 다 맛있었다고 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들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음식들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잔멸치볶음.


김치전.


미역국.


파김치.


의외로 요리보다는 반찬들이 아이들 입에서 나왔다.  바싹바싹한 잔멸치 볶음은 아직도 엄마가 해준거보다 더 맛있는걸 못봤다고 한다. 아들이 얘기하면 딸이 맞아맞아하면서 장단을 맞추었다. 또 딸이 얘기하면 아들이 맞아맞아 그렇다고 해주었다. 남편도 옆에서 장단을 맞추며 신나했다. 엄마의 입꼬리는 점점 올라갔다. 너무 흐뭇했다. 

조마조마  아이들의 답을 기다리던 조바심은 기대이상의 답에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딸은 성인이 된 학창시절 친구들이 아직도 우리집에서 먹었던 김치전 얘기를 한다고 

한다. 가끔 한쪽면에 피자치즈를 노릇노릇하게 익혀주던 김치전은 친구들이 집에 가서 아무리 설명해줘도 엄마들이 못해준다며 우리집에만 오면 먹고싶다고 했다. 생일날 먹는 미역국은 따끈한 국물에 밥말아 먹고 싶을때 생각난다고 했다. 파김치도 둘다 얘기하면서 침이 고인다고 했다.  


아이들이 엄마가 해주었던 따뜻한 밥상을 기억하는 건 큰 행복이다. 우리 아이들이 그래도 엄마가 해주던 따뜻한 밥을 기억해 주어서 너무 고맙다. 항상 먹던 반찬을 맛있는 엄마의 음식으로 기억해 주어서 더 감동이었다.


신혼때 신랑의 대답은 내가 음식에 많은 노력을 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추억의  엄마음식을 기억하게 해주었다.


엄마와의 좋은 추억은 아이들이 살아갈때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

특히 엄마의 음식에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들때, 든든한 힘이 나게 해주는 그런 신기한 마법이 있다.


여러분들은 엄마와의 추억의 음식은 무엇인가요?

힘들때 먹으면 힘이 불끈 생길거 같은 음식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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