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림을 배워야한다.
산책을 하다 '피카소 미술학원'을 봤다. 프랑스식 작가주의를 중시한다는 홍보문구가 함께 쓰여져 있었다.
문득 내 최초의 꿈이 떠올랐다. 나는 유치원생 때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미술학원에 다녔고, 화가를 꿈꿨다. 그러나 소묘(데생) 연습에 들어가면서 이걸 왜 해야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고, 내가 본 세계를 그대로 그려내는 데 재능이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더이상 화가를 꿈꾸지 않게 되었다. 후에는 그림과는 먼 삶을 살았다. '작가주의'라는 단어를 보고, 그때 세계를 연필로 정확하게 묘사하는 법 대신, 내가 보는 세계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학원에서 익혔다면 그림을 그만두지 않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림을 그만둔 이후로는, 나의 생각을 어떻게 그림으로 그려야하는지를 잊어버렸고 더이상 그림으로 표현될 생각을 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사실은 그림으로만 이야기될 수 있는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림은 하나의 표현방식이고, 언어다. 우리가 자라면서 표현과 의사소통을 위해 말을 배우듯, 그림이라는 언어도 모두에게 교육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좀 더 섬세한 방식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