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3.29.
"진로는 어른에게는 소주의 이름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앞으로 나아갈 길이지요.
그런데 나아갈 길이라는 것이 학창시절에 문이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거든요.
길이 있어 그 길로 가기도 하지만
가다보니 길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니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추천하는 길로 갈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여러분이 걸어가야할 길이라면 여러분들이 선택해야돼요.
길 없는 길도 길입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도 괜찮아요.
대신 지치고 힘들지라도 가고 싶은 길을 가세요.
그리고 가다가 이 길이 아니다 싶으면 다른 길로 가도 돼요.
어차피 정답은 없어요.
나의 답을 찾아가는 겁니다."
성사고등학교 학생들을 만나, 작가/진로/공부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이야기 중에 나는 "작가는 특정한 독자에게 선물을 주는 자라면, 진로는 나에게 내가 주는 선물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작가가 주듯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에게 주라고 당부했다.
한 학생은 작가로서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질문에, "글쓰기에 슬럼프에 오면, 그 슬럼프에 대해서 쓴다"라고 답했다. 덧붙여 "공부에 슬럼프가 오면 다른 공부를 하라. 예를 들면 수학에서, 영어로, 영어에서 국어로!" 그러다보면 슬럼프에서 저절로 벗어나 있는 자기를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소린 줄 안다. 그렇지만 개똥이 약이 되듯이, 개소리도 나름 쓸모가 있다는 것을 살면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