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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란 Dec 12. 2021

직장인 반 농부 반 : 텃밭으로 자급자족하는 도시 일상

시골에 가지 않고 도시에서 농사 짓는 법

남의집 로컬 큐레이터에 지원하기 위해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망원동은 서울의 외딴섬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빨리 빨리를 외치는 도시의 속도와 달리 자기만의 리듬으로 살아내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자기만의 철학으로 일상을 풍요롭게 꾸려가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해시태그 망리단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망원동 주민들의 이야기, 남의집을 통해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망원동 옥탑방에서 텃밭을 가꾸며 사는 직장인 김지은입니다. 마케터로 12년째 일하고 있어요.


배낭여행이 바꾼 삶의 태도

5 전쯤 배낭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요. 몰디브의 산호초가 너무 아름다워서 3개월 뒤에 다시 가봤는데  죽어 있더라고요. 바닷물 온도가 높아져서 죽었다는 말을 듣곤 처음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이 때를 계기로 비건,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게 어요.


소비자에서 농부 되기

서울에서 소비하며 사는 것이 당연했던 저는 다양한 환경 문제를 접하면서 직접 농작물을 키워보고 싶어 졌어요. 처음에는 지원사업을 통해서 마포에 있는 건물 옥상에서 텃밭을 가꿨는데요. 매일   없다 보니 관리에 소홀해지더라고요. 아쉽지만 오래   없다고 생각했어요. 자급자족의 시작점은 이사였어요. 저의 집은 옥탑에 있어 건물 옥상을 편하게   있거든요.

땅 한 평이 내어주는 힘

올해 본격적으로 작물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방울토마토, 땅콩, 고추, 상추, 깻잎, 가지, 참외, 바질 등 20종의 작물을 심었어요. 수확물의 속도가 빨라 바로 먹지 못하는 수확물은 말리거나 피클을 만들어요. 또 주변 친구들에게도 나누고요. 누군가는 고작 이 정도 땅에서 농사가 될까?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이제 저는 장을 보지 않고도 농사지은 작물 만으로 식탁을 차릴 수 있어요.

음식을 만들어 먹고 나온 부산물이 다시 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자연 퇴비화도 시도 중이에요. 도시에서는 대부분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면 어디에서 어떻게 버려지는지 알 수 없잖아요. 시간을 두고 부산물이 분해되는 과정을 기다리면 질 좋은 퇴비가 된답니다. 이제는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과정에는 늘 시행착오가 있지만 누군가의 손을 빌어서 살던 도시인의 삶에서 소박하지만 내 손으로 단단히 일상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거라 생각해요.


오늘도 도시 농부를 꿈꿉니다

저는 매일 아침 9시에 출근하는 직장인이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땅을 일구는 소작농이 됩니다. 여러분의 퇴근 후 일상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나요? 매일 사무실에서 앉아 일하고 돌아와서 또 핸드폰 안으로 들어가게 되지 않나요? 우리가 만나는 하루만큼은 자급자족으로 만든 음식과 저의 이야길 나눠드릴게요. 봄을 맞아 생명력이 넘치는 텃밭에서 원하는 작물을 조금씩 선물로 가져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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