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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May 11. 2021

호치민에 있는 미국계 국제학교 정말 별로 인가요?

정말 최고 학교다운 학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베트남 국제학교 커리큘럼은 본국의 교육 과정과 거의 동일하다. 그렇다고 동일한 교육 과정을 학습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 학교라고 해서 현재 영국에서 진행 중인 교과 과정을 그대로 배우지 않는다. 미국 학교도 마찬가지다. 베트남 상황에 적절히 맞추어 베트남 국제학교에 필요한 교육 과정에 더 집중을 한다. 학교에서 영어를 중요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영어는 학교 수업뿐 아니라 의사소통을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영어 보조 프로그램은 각 학교마다 개별로 운영되고 있다. 가고자 하는 학교를 정한 뒤 상세히 알아보면 좋다. 이 과정이 등록금에 포함된 국제 학교도 있고 따로 개별 부담을 해야 하는 학교도 있다. 급식도 마찬가지다. 급식비가 등록금에 포함된 학교가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다.


국제학교 교수법을 나의 관점에서 풀어 보았다. 코로나 기간 중 온라인 러닝 덕분에 학교 전반적인 커리큘럼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지도하고, 아이의 무엇을 존중하는지 보였다.


미국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수법.


• 메타인지 교육법


초등 2학년 때부터 학생 한 명당 개별 아이패드를 학교에서 배포해 준다. (개별 구매해야 하는 학교도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학교에서는 Seesaw와 Google Classroom 플랫폼을 이용 중이었다. 저학년 때 이미 온라인 플랫폼 사용에 노출되었다.


초등 3학년 이후부터 아이들은 프로젝트를 하나씩 하게 된다.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결정한다. 대략 3달 (한텀정도 기간) 정도 걸리는프로젝트다. 월요일마다 자기가 세운 학업 목표와 하루 일정을 Seesaw에 올린다. 한 달 동안 어느 만큼 분량을 할지 같은 그룹 친구들과 상의를 하고 각자 업무를 분담한다. 담임 선생님은 교실 현장에 학생들과 교류를 하지만, 온라인 Seesaw댓글로도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다. 선생님은 주로 빠뜨린 부분이나, 시간 활용법을 상기시켜준다. 스스로 세운 계획표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자기가 세운 계획에 보완할 점은 없는지. 만족하고 있는지. 그리고 매일 하교 전 아이들은 2장의 질문지를 의무적으로 채워야 한다. 하나는 Reflection이고 다른 하나는 How do I feel today?( 오늘 나의 기분은?)이다.


Reflection(자기 평가)은 그날 배운 학습 내용물, 자기 생각, 무엇이 부족했는지, 목적에 맞는 자료를 찾았는지, 어떤 부분이 어려웠는지, 무엇이 재미있었는지, 자기가 왜 자랑스러운지, 시간 메니징을 잘했는지, 왜 시간이 부족했는지 등등 세세한 모든 정보를 기록한다. 차근차근 작성한 뒤 선생님 승인을 거쳐 Seesaw에 포스팅이 된다. 당연히 집에서 엄마들은 이 모든 자료를 볼 수 있다. 엄마들도 댓글을 달고, 하트를 누르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How do I feel today?(오늘 나의 기분은?)은 감정 굴곡 평가다. 하루 동안 아침부터 하교 전까지 자기의 감정을 관찰하고 도표 위에 그래프처럼 그린다. 아침에는 기분이 왜 다운이었는지, 오후에는 무엇 때문에 다시 좋아졌는지, 오늘 하루 기분은 어땠는지에 대한 이유와 설명을 적는다. 우리 아이 경우 주로 도시락과 간식이 그날 하루 기분을 좌지 우지 했다. 뭐 경기나 시합이 있는 날은 긴장감이 극도로 높은 날도 있었지만, 왜 긴장이 되는지 생각해보라는 선생님의 댓글과 응원의 댓글이 있었다.

 

선생님은 '왜? 무엇 때문에? 어떻게? 등으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진다. 앞으로 학생이 할 과제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선생님 질문은 학습적인 내용에 관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태도, 자세, 시간 메니징, 만족도, 더 개선하고 싶은 점, 무엇 때문에 자료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개선하기 위해선 무엇이 더 필요한지 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진다. 이 과정을 통해 초등학생 때 스스로 과제를 하는 법, 프로젝트를 하는 법, 자료를 준비하는 방법 등을 습득하게 되고 시간 메니징을 잘 못했을 때 시간의 소중함도 알게 된다. 자기 스스로를 3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상대를 배려하는 방법과 공감능력을 배운다. 학습적이고 지식이 필요한 부분은 책과 자료를 통해 스스로 얻도록 지도를 해준다. 몰아붙이지 않는다. 느긋하다. 학습 진도가 느리고, 여유가 많은 이유로 학부모들이 불만을 품기도 하지만, 나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초등 2학년 때(8살),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에게 했던 질문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때 그 질문을 받는 순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 선생님이 'Time is Money. Time is life'라고 했어.

정말이야?라고 물었었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곳이 학교지. 내가 원한 학교였다. 공부, 성적, 등급으로 반을 나누는 영국 학교보다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와 사고의 틀을 크게 가질 수 있는 학교에 보내고 싶었다. 물론 공부와, 학교 체계적인 측면에서는 영국 학교를 따라가지 못한다. 행정 업무 역시 미국 학교는 정말 미국스럽다. 하지만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수 없고, 완벽한 곳도 없다. 우리 아이와 난 현재 베트남 미국 학교에 만족하고 있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한 프로젝트는 학교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다. 전교생이 블로그에 방문할 수 있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그 피드백 역시 학교 과제다. 최소 3명의 친구 글을 읽고 구체적으로 잘한 점, 부족한 점, 어떤 내용을 더 첨가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생각과 내용을 댓글로 작성해야 된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한 반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학급과 서로 상호 교류하면서 이루어진다. 아이들이 친구 과제물을 보고 스스로 평가를 한다.


평가하는 목록과 체크 리스트는 교실에서 선생님과 여러 번 연습을 통해 연습을 한다. 익힌 목록과, 내용을 토대로 자기 것과 친구들 것을 평가한다.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점이 나만이 가진 장점인지 파악도 한다. 댓글 다는 메너와 방법 또한 사전 교육과 훈련을 통해 배운 상태이다. 아이들은 모든 지식과 생각을 동원한다.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친구가 완성한 과제 밑에 댓글로 남겨놓는다. 또 반면에 다른 친구들이 나의 글을 읽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라는 다른 관점의 시각을 배운다.


학교에서 끊임없이 자기를 생각하고 소중히 다루는 법을 인지 시키고 있었다. 아침 명상 수업 시간 역시 엄마로서 만족하는 수업 중 한 수업이다. 미국 학교는 영국 학교와는 확연히 달랐다. 어느 학교가 좋다, 나쁘다고 단순히 평가할 수 없었다. 너무나 다른 두 학교 교육방식은 학부모와 아이의 성향에 따라 최고의 학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 프로젝트 수업 예시 <사진 출처: Pinterest>



그러나 이런 미국 수업 방식이 못마땅한 학부모도 많다. 자유로운 교수법이 아이를 대학에 보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국제학교는 공부 보단 아이들 개개인에 성향과 자존감, 자신감, 긍정적인 마인드, 시간관리법, 책임감에 중심을 두었다. 운동 역시 중시했다.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학교는 아이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한 인간으로 교육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를 기다려 주었다. 그들의 사고와 틀을 강요하지 않았다. 아이가 가진 색과 특징을 관찰하고 학교에서 편안하도록 배려해 주었다. 대학 입시율이 영국 학교만큼 좋지 않다. 하지만 아이 마음은 편하다. 마음이 행복하다. 그것이 미국 학교가 가진 장점이다.


강요하지 않고, 몰아붙이지 않는다. 순전히 학생 자율의사를 존중한다. 책임은 학생, 개인이 지는 것이다가 학교 모토다. 덕분에 미국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은 영국 학교 다니는 학생들만큼 사교육에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결국 영국 학교 다니는 친구들이 경쟁자가 되기 때문에 그만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영국 학교는 학교와 사교육 호흡이 맞아 학업 시너지 효과가 배로 나타나는데 미국 학교는 그만큼은 되지 못한다. 학교는 학교, 사교육은 사교육, 대학은 자기가 가는 곳이라는 색이 좀 강한 편이다.


앞으로 어떤 세상에 아이가 살게 될지 모르겠지만, 대학 때문에 아이 초등 인생이 발목 잡히는 게 싫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숨이 막히는 경쟁 속에 넣고 싶지 않았다. 미국 국제학교에서 아이는 원하는 운동을 마음껏 하고, 원정 대회를 다니면서 단만 쓴맛을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도 틈틈이 했다.


나의 의견과 생각을 한번 적어 보고 싶었다. 미국국제학교에서 아이들이 배우는게 없는게 아니라 이런걸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학교가 학교 다워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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