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기질과 전문성.
상담을 하고 한참을 알아보았다. 요가 대한 협회에도 전화해보았다. 집 근처 이곳저곳 전화를 해보았지만, 요가가 당최 뭔지 알 길이 없는 나에게 선택과 결정을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약간은 불안한 눈동자를 가진 20년 경력 요가 선생님이 있는 그곳을 등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요가 지도자 과정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정말 지도자 과정을 등록하면 20년 된 요가 원장이 내 몸을 만들어 줄까? 그 당시 무지에 가까웠던 나는 그녀의 말을 찰떡처럼 믿고 과정을 시작했다.
인터넷, 블로그 등 많은 사이트 찾아 보아도 요가 지도자 과정에 관한 정보는 마땅치 않았다. 대부분 선생님이 중요하니 그곳에 몇 달 다녀 본 뒤 등록하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고 했다. 난 그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말 그대로 그냥 다녀보고, 잘 맞으면 그곳에서 지도자 과정을 하라고? 간단하지만 어려운 말이었다.
지도자 과정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 연락이 왔다. 시간 변경을 해야 하는데 괜찮겠냐는 내용이었다. 주말에 진행하는 수업을 평일날로 시간을 옮겨도 되는지 물었다. 왜냐면, 지도자 과정을 듣고 싶어 하는 수강생 중 아기 엄마가 있는데, 주말에 시간을 못 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400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을 결제했다. 환불받고 싶었다.
이유는 평일날 오전에 3~4시간식 수업을 받게 되면, 난 오전 요가수련을 받을 시간이 없었다. 내가 지도자 과정을 듣는 이유는 아사나, 즉 요가동작 수련을 할 때 내 몸을 알고 좀 더 정확한 동작으로 몸을 움직이고 싶어서였는데, 수련을 못 듣는다고? 난 건강을 챙겨야 하는데?
한참을 고민하다, 20년 된 요가 원장이 나의 결정에 따라, 그 아기 엄마가 지도자 과정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가 결정된다고 했다. 왜냐면, 내가 먼저 등록을 했기 때문에, 나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게 이유였지만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부담스러웠지만, 평일날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난 아이가 커서 오후 2시면 집에 가야 하고 저녁에는 수련할 시간이 없다고 정확히 이야기했다.
하지만, 20년 경력 요가 원장은, 나의 수련, 나의 요가 실습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막 오픈한 요가원을 운영해야 했고 한 명이라도 더 끌어 모아 수익을 내야 했다. 그녀는 자기 스스로 융통성 있는 성격이라며 나를 붙잡고 평일날 언제 언제 시간이 되는지, 짧게 라도 안되는지 등등물 었다. 포기할 줄 모르는 여자였다. 20년 경력을 가진 원장의 속내가 훤히 들여다 보였다.
처음 등록 때 스케줄대로 주말 수업만으로 알고 등록을 한 터라 매우 신경에 거슬렸다. 그 아기 엄마는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 등록해도 된다고 했지만, 원장은 포기할 줄 몰랐다.
즉 그녀에게 있어 요가지도자 과정은, 비즈니스였다.
결국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평일날 수업을 듣는 쪽으로 난 설득을 당했고 덕분에 지도자 과정 등록 시 무제한 수련시간이 주어졌는데, 첫 달 한 달은 수련을 거의 못했다.
난 속에서 열불이 올라왔고, 이전 스포츠 센터 요가가 그리웠다.
문제는 이 20년 경력을 가진 요가 선생의 수업 수준이었다. 지도자 과정 수업 중, 개인적인 연애사 이야기, 사주이야기, 별자리 점이야기, 남을 평가하는 이야기, 학원 운영이 어려운 이야기, 학원관리비가 비싸다는 이야기.... 등등등.. 동작은 알려주지도, 나의 몸을 만들어 주지도 않았다.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그랬다. 지도자 과정을 3명이서 들었는데, 둘 다 어린 나이 아기 엄마들이라 저런 이야기가 재미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화가 차올라 울화통이 치밀어 올라왔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그녀의 시시콜콜한 불만을 들어주는 시간으로 수업시간 30분 이상을 허비했다. 그녀는 정상인 같지 않았다. 아픈사람 처럼 보였다.
꾹꾹 참고 앉아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고 집에 오면 온몸이 아팠다.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자체가 나에게 고문이었고 참고 참다 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빈야사 수업을 뭘 들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수업 중 20년 경력 지도자 그녀는 자기가 '조울증'이 있어 약을 먹고 있다는 말도 했다.
처음 나의 직감이 맞았다. 어쩌지....
첫 달을 그렇게 보내고 두 번째 달에는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편도가 붓고 입술이 부르트고... 빈야사 요가를 마쳤고, 인요가 과정을 마쳤다. 마지막 핸즈온 과정은 포기했다.
이사를 해야 했고
하와이를 가야 했고.
좋게 좋게 이야기를 했다. 마지막 핸즈온 수업을 못 들으니, 100만 원 정도 환불이 안되는지..
환불규정이 없다고 했다.
난 그런 설명을 등록시 안내 받지 못했다. 소비자 고발센터에 민원을 넣어볼까도 했지만, 그냥 그만뒀다.
몸도 아프고
이사에, 아이 방학에, 정신이 없어 그냥 더 이상 요가원을 나가지 않았고
그렇게 난 돈을 홀라당 날렸다.
요가 지도자 과정 등록을 고민인 분들에게 이 말은 꼭 하고 싶어 구구 절절 나의 창피하고 쪽이 팔린 이야기를 이곳에 적었다.
1. 무조건 다녀보세요.
2. 이학원 저 학원 메뚜기처럼 다녀보세요.
3. 저처럼 잘하고 싶은 의욕과 마음만 먹고 등록하면 큰일 납니다.
4. 최소 3군데 이상은 한 달 단위로 다녀보고, 그다음 원장의 기질과 학원 분위기를 살펴보세요. (저는 지금 다니는 곳에서 매일 요가를 하고 있는데, 이곳은 정말 제가 다녀본 요가원 중 최고 중에 최고예요) 그러니 꼭 다녀보고 등록하세요.
5. 원장의 경력이 10년, 20년 상관없어요. 중요한 건 전문성입니다. 경력 많다고 잘 가르치는 거 절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젊은 친구들이 더욱 아사나를 잘해요. 더 섬세하고 몸 만드는 동작도 디테일하게 알려 줍니다.
6. 돈이 없어 운영이 힘든 요가원들이 있어요. 조심하세요.
7. 인스타 믿지 마세요!!!!!!!!
8. 자기 성향과 비슷한 요가를 찾고 요가 지도자를 찾으세요. (제가 찾은 곳은 인요가 전문 센터였는데, 전 인요가와 잘 맞지 않아요. 원래 혼자 있고 쉼을 좋아하는 요가까지 인요가를 하게 되니 종일 더 우울해졌어요. 현재 하타, 아쉬탕가 하고 있는데 아주 좋아요.)
9. 원장이 융통성이 아니라 자기 기준에 자기중심적인 원장은 피하세요. 시간표도 매번 바뀌고, 강사도 매번 바뀌면서 스스로 비즈니스를 해서 그렇다며 합리화를 합니다. 안 그런 요가원 많아요.
10. 자만심에 빠져 있는 원장을 피하세요. 요가도 수련의 일종입니다. 마음 수련이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요가원 분위기에 취해, 원장의 능구렁이 같은 말에 넘어가지 마세요. 전 그곳에서 지도자 과정 중 스포츠센터 요가원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몰라요. 지도자 과정 중간에 그만두고 나와 다시 한동안 스포트 센터 다녔어요. 그 정도로 이상한 요가원 많으니, 정신 바짝 차리세요!!!
그래서 난 요가 지도자 과정을 중간에 그만뒀고,
현재는 집 근처 매일 요가를 다니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