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건 기도 뿐
2022.8.1. 막 9개월 된 아기를 데이케어(미국 어린이집)에 보낸 첫 날이다. 6주-12개월 아이들이 있는 반이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부쩍 엄마 껌딱지가 되어 내가 화장실만 가도 울고 계속 안아달라고 하던 아기는 영문도 모른 채 아침 일찍 차에 실려 데이케어에 보내졌다. 젖병에 분유를 타서 가야한다는 것을 모르고 가방에 젖병과 분유를 넣어가기만 한 엄마 아빠는 근처 주유소에 가서 물을 사와 분유를 탔다.
처음 도착했을 댄 새로운 장난감에 신기해하며 울지 않고 있던 아이는 분유를 갔다주러 간 아빠의 뒷모습을 보고 찡- 울려고 하더니 이내 엄마 엄마를 부르며 목놓아 울고 있었다. 벽 너머로 울음소리만 들어 어떤 일이 벌이지는지 알 수 없었으나 울음소리로는 4명 이상의 아기들이 울고 있었고, 별일 아니라는 듯 "yes it is Monday, so you all are crying" 이라고 하는 선생님의 말을 들어서는 애기들도 월요일엔 적응하느라 우나 싶기도했다. 여튼 "엄마"라는 말이 mom을 부르는 지도 모르는 낯선 곳에서 엄마 엄마 하며 우는 아기 울음 소리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아파 나도 눈물이 나왔다. 사실 한편으로는 아기가 운다는 것이 안도가 되기도 했다. 어느 9개월 아기에게나 엄마랑 떨어져서 낯선 곳에 있는 것은 힘든 일일테고 울음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 테니까.
그렇게 나는 모처럼 혼자서 노트북을 켰다.
아이를 희생하고 얻은 나의 시간. 죄책감을 완전히 떨쳐내긴 어렵지만 결국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해지는 길이라 믿는다. 그리고 내가 할 일은 열심히 일 하는 것. 둘째 임신 8주차를 맞아 입덧도 좀 심해지고 컨디션도 최상은 아니지만 나에게 허락된 시간, 나에게 허락된 연구에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