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질문: 당신은 무엇을 묻고 있는가?
한 글로벌 부품 제조기업의 현장 개선 회의에서였다.
품질 불량률이 평소 대비 두 배로 치솟아 있었다.
사람들은 원인을 나열하며 말했다
“작업자 부주의였습니다”
“신규 장비가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습니다”
“납품 일정이 촉박했어요”
그때, 15년 경력의 선임 엔지니어가 말했다
“지금 우리가 찾는 게 ‘책임자’인가요, 아니면 ‘재발방지 구조’인가요?”
순간 흐름이 바뀌었다
탓하는 분위기는 사라지고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신규 장비의 검사 알고리즘을 재점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작업자의 실수가 아니라 작업 환경의 ‘실수 유발 요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납기 압박이 아니라 ‘프로세스 표준화’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 질문 하나가
사고를 ‘사람 문제’에서 ‘시스템 문제’로 전환시켰다
그 장면에서 깨달았다
답은 하위 레벨의 사고이고
질문은 상위 레벨의 사고라는 것을.
그리고 그 질문을 던지는 자가
결국 조직의 미래 방향을 정한다는 것을.
2. 질문의 레벨은 사고의 깊이를 드러낸다
좋은 질문은 사실 확인이 아니다.
사람을 압박하는 것도 아니다.
좋은 질문은 생각을 확장시킨다.
몇 년 전 나는 팀원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 보고서 왜 이렇게 늦었죠?”
그는 움츠러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질문을 이렇게 바꿨다.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어느 단계에서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나요?”
그는 바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료 요청이 제일 오래 걸렸어요. 각 부서에서 확인받는 시간이…”
질문이 바뀌자 상대의 생각이 풀려나왔다.
그때 알았다.
좋은 질문은 상대의 생각을 꺼내오고
문제의 구조를 드러낸다.
그리고 질문에도 레벨이 있다.
“이게 맞나요?”는 최소 레벨이고,
“우리는 이 문제를 왜 해결하려고 하는가요?”는 최상위 레벨이다.
질문이 높아질수록
사고도 함께 올라간다.
어떤 사람은 질문이 대화의 칼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질문이 대화를 함께 여는 열쇠라고 본다.
어느 날 후배가 내게 말했다.
“전 질문을 잘 못해요. 그 상황에서 뭐가 떠오르질 않아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렇게 시작하면 돼. ‘제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라고.”
그는 의외라는 듯 되물었다.
“이것도 질문인가요?”
“당연하지. 질문은 상대를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함께 맞춰가는 과정’이니까.”
질문은 태도다.
‘네가 뭘 잘못했는지 내가 밝혀내겠다’의 태도가 아니라
‘우리 같이 이해해보자’의 태도가 필요하다.
좋은 질문은 공격이 아니라 협력이다.
프로젝트가 막혔던 어느 날의 회의.
사람들 표정은 답답했고, 진행은 멈춰 있었다.
나는 천천히 질문을 꺼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리해볼까요?”
사람들은 상황을 정리했다.
그 다음 나는 또 물었다.
“그럼 이 문제를 요소별로 나누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은 문제를 분해했다.
잠시 후 다시 물었다.
“이 요소들은 서로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사람들은 연결을 찾기 시작했다.
그 다음 단계.
“우리가 해볼 수 있는 다른 선택지는 뭐가 있을까요?”
아이디어는 늘어났다.
마지막 질문.
“우리가 정말 해결하려는 핵심은 무엇인가요?”
순간 팀장이 말했다.
“우리가 당장 매출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 이탈을 멈추는 게 우선이네요.”
질문은 정체된 사고를 다시 흐르게 만든다.
질문은 훈련이다.
나는 이렇게 훈련했다.
퇴근 전,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스스로 묻는다.
“오늘 내가 던진 가장 좋은 질문은 무엇인가?”
기사 하나를 읽고 스스로 묻는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관점은 무엇인가?”
회의 전에 미리 질문을 적어 간다.
“오늘 반드시 던질 질문 3개는 이것이다.”
사람에게 피드백을 줄 때는 이렇게 묻는다.
“이 일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가장 강력한 루틴.
“왜?”를 다섯 번 반복한다.
세 번째 ‘왜’에서
사람의 눈동자가 달라지고
다섯 번째 ‘왜’에서
문제의 본질이 드러난다.
AI는 답을 계산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논리를 제시한다.
하지만 AI는 묻지 못한다.
“왜 이 답이 중요한가?”를.
그 질문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질문은 방향이고
관점이고
사고의 프레임이고
창조의 시작점이다.
나는 하루의 끝에 스스로 묻는다.
“오늘 나는 어떤 질문을 던졌는가?”
그리고 또 묻는다.
“나는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었는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나는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지금 던져야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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