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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 Aug 30. 2021

나는 '아빠'가 더 좋은데

평생 아빠라고 할래!

영어 회화 과외를 하고 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어영부영 흘러가 버리는 저녁이 아까워서, 영어 안 까먹게 연습도 좀 할 겸, 가벼운 맘으로 시작한 게 어느덧 수개월이 됐다.


하루는 과외돌이님(?)이 영어로 아버지와의 일화를 푸는데, 자꾸만 'daddy'라고 하셔서 호칭을 조금 정리해드렸더니. "왜요, 제 나이에 daddy는 좀 안 맞나요?!" 하고 웃으셨다.


한국말로도 아직 아버지라 안 하고 아빠라 하는데 daddy 안 되느냐고 되물으셨다. 특유 어감을 어떻게 설명드리지 고민하던 찰나. 이어서 원래 군대 제대하고 '이제 아버지라고 불러야지' 홀로 다짐했는데, 막상 보자마자 아빠 소리밖에 안 나와서 포기 선언까지 했다는 귀여운 썰을 들었다.


아빠,
나는 아버지가 입에 안 붙어서
다른 사람처럼 아버지라 못할 것 같애.
그냥 평생 아빠라 부를게?


크크 그렇긴 하네. 어른들은 어느 순간 아버지, 어머니 하던데. 아주 어릴 적엔 나이 들면 다 저러나 보다 했는데, 막상 나이를 먹어가니 이것도 어떤 다짐과 계기가 필요한 거였구나 싶어서 웃음이 났다. 속으로 왠지 나도 평생 아버지 말고 아빠라 할 것 같다고 생각해보았다. (아빠, 혹시 읽고 있다면 이 글이 제 선언이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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