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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 Nov 20. 2021

가을이 그린 그림

가을이 쓸쓸하지 않은 이유

언제부터인지 가을은

"가을 탄다"는 말처럼

우리에게 '쓸쓸함'으로 자리 잡았다.


무더운 여름을 나고

유독 시리게 느껴지는 바람 때문인가.


높디높은 하늘 아래

왜소한 날 깨닫고 의기소침해져서일까.




누가 뭐라 해도,

나에게 가을은

'함께'여서 행복한 계절이다.


집 밖을 나서면 알록달록 나무들이 줄을 이루는데,

마주할 때마다

아무래도 말이 안 된다는 생각뿐이다.


이 노란색은, 주홍색은,

저 불그스름한 갈색은, 연중 푸르른 색은

함께여서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한 폭의 수채화다.




바람에 흔들릴 때면 더욱이 빛이 난다.

서로에게 번져 또 다른 색을 만들어내니까.


그래서 바닥에 나뒹구는 온갖 낙엽들조차

내 눈엔 새로운 색을 내려 한데 짜 놓은

물감의 연속이다.




본디 야행성 인간이지만,

가을의 낮만큼은

자연이 그린 내 취향의 예술을 만끽할 수 있어 소중하다.


나는 '함께'하는 이 가을이 참 좋다.

사계절 내내 가을만 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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