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약은 먹으면 조금 졸리고 힘이 풀린다.
저녁약은 잠이 잘 안 온다.
그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어제는 저녁약 두 봉지를 먹고 잤다.
해가 지고 반짝이는 밖의 풍경을 내다볼 때면, 왜인지 모르게 슬퍼진다.
상무님 생일이라 점심 회식에 가고 싶었는데, 상무님이 계속 오지 말라 하셔서 결국 못 갔다.
그냥 대리님께 잠깐 로비로 나와달라고 부탁해서 상무님 선물과 마들렌, 까눌라를 팀원들 나눠먹을 수 있도록 전달했다.
상무님이 늦은 밤에 고맙다고 카톡을 보내셨다.
얼굴 보고 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다음 날 몇몇 팀원들에게서도 고맙다는 카톡이 왔다.
내 병가가 끝나는 날은 언제 정해지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달 안에 상무님이 정리를 안 해주실 것 같은데..
혹시 몰라 인사팀에도 이야기해 두긴 했는데, 병가가 끝나는 날이 정해져야 마음이 좀 편해질 것 같다.
내 팔을 가만 보면
아물은 상처들, 흔적이 보이는 상처들, 딱지가 앉은 상처들, 그리고 새로 생긴 상처들이 뒤섞여있다.
뭐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뭐가 널 이렇게 만드니
살고 싶은지 죽고 싶은지에 대한 대답만큼 어렵다.
내가 왜 이렇게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