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창빈 Jan 14. 2023

방구석 일본어 42 : 계절(季節)

말이 사계절 금수강산이지






날씨가 한결같은 곳에서의 삶은 어떨까? 고민했던 날이 있어요. 오늘 만화는 그 시절의 기억을 담았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붙박이장 깊은 곳에서 새 계절용 옷상자를 꺼내고, '우기', '장마'라는 축축한 어감의 단어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제습기를 꺼내거나 에어컨은 문제없이 잘 동작하는지 테스트를 해 봅니다. 처음 들어간 신혼집에서는 매년 여름마다 에어컨이 말썽을 일으키는 바람에 밤잠을 설치며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1년 내내 덥거나, 1년 내내 추운 나라에서는 이런 고민을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한 신혼여행을 보냈던 태국에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아요. 철마다 챙겨야 하는 일도 많고, '계절가전'따위는 사용하지 않는 일관된 환경은 우리 삶에서 겪는 고민의 많은 부분이 사라지지 않겠느냐고요. 물론 나름의 고충은 있겠지만.


요새는 다시 생각합니다. '그건 그것대로 힘들지 않을까?' 하고요. 매일 아침 출근길이 지루하고,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답답한 권태의 시기를 보내는 것처럼 1년 내내 같은 환경에서 살아간다는 건, 일상 속 변화를 마주할 기회가 적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직장인이자 만화가(자칭), 브런치에서는 '작가'로 활동하듯,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내 삶을 더 다양하게 꾸려가고자 하는 욕심은 춥고 더운 날씨를 골고루 겪어가며 변화를 체험했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새삼 환경보다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계절 핑계를 대며 투덜대고 있었지만, 제가 진짜 원하는 건 '한결같음'이었고,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최근, 새해를 맞이하며 반가운 구독자분들을 많이 맞이했습니다. 덕분에 브런치에서 저를 조금 더 '인정'해주는 것 같아요. 구독자 50분이 넘으면, 다양한 추가기능의 Lock이 풀린답니다. 분석기능 등등 아직 참고 가능한 데이터로 완성해 가려면 멀었지만 새로운 도구를 얻었다는 생각에 들뜬 연초를 보내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마음.(뜨끔) 아주 약간의 자극에도 금세 신나 하는 제 마음을 조금 눌러두고, 꾸준하게 '쓰는' 사람으로 보내는 한 해로 만들어가고 싶어요.

작가의 이전글 여어- 히사시부리! (방구석 일본어 4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