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방문
나는 예전부터 혼자 있을 때 '슬픔'의 방문을 받고 했다.
동명 에세이 <슬픔의 방문>의 제목을 보자마자 서점에서 건져 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슬픔'의 방문을 수시로 받고 있다 보니, 나는 '슬픔'이랑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봤을 때도 '슬픔'에게 줄곧 시선을 고정했다.
나와 늘 함께 하는 '슬픔'이가 너무나 친근했기 때문이다.
가끔 나의 슬픔의 이유가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해보곤 한다.
내가 슬픔을 처음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 생각해 보면, 항상 쓸쓸하게 혼자 등하교를 하며 땅을 내려다보며 걸었던 유년기가 떠오른다. 슬픔의 이유가 한 두 가지가 아닐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하나하나 적어보진 않아서 복잡힌 실타래를 풀어보진 못하고 있다.
본래 조용조용하고 내향적이었던 나는 앞에 나서거나 리드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이고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혼자 그림을 보고 산책하고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면서 책을 읽는 시간을 사모한다. 그런 시간이 나를 사회 속에서 살아가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토요일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오늘 읽고 있는 <아름다운 아이>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갑자기 숨이 답답해졌다.
요양원에 계신 엄마 생각에 깊은 우울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신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주제가 나를 사로잡게 되면 서러운 눈물을 흘리며 '엉엉' 울곤 한다.
아무도 없을 때...
오늘도 할머니와 친하게 지내고 비밀을 간직하며 살았던 비아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요즘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고민이다.
'엄마가 안 계시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마음일기 #슬픔 #엄마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