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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나 Jun 22. 2024

참 오래 좋아했어 널

PJ 이야기 _ 첫사랑

언젠가 나에게 스며 든
널 향한 감정은
날 덩그러니
이곳에 남겨두고
네가 날 발견할 때까지
마음 졸이면서 난
온 세상에서
제일 겁쟁이가 돼
참 오래 좋아했어 널
우리 이어지지 않아도
넌 내게 빛나는 아이라
쉽게 포기하지 못했어
부르지 못한 노래
끝내지 못한 그림
건네지 못한 편지
전부 다 너였어
쏟은 별-사탕처럼
넌 잡을 수 없지만
난 이미 널 위해서
뭐든 되고 있었지
여전히
내 마음 모르는
널 위해서라면
이런 슬픈 표정
숨길 수도 있지
참 오래 좋아했어 널
우리 이어지지 않아도
넌 내게 빛나는 아이라
쉽게 포기하지 못했어
부르지 못한 노래
끝내지 못한 그림
건네지 못한 편지
전부 다 너였어
첫사랑은
기준이 되는걸
너는 알까
이제 너를 닮은
사람 찾게 될걸 알까
그냥 모른다 해줘
비참해지기 전에
그냥 지나가줘
예전처럼
참 오래 좋아했어 널
우리 이어지지 않아도
넌 내게 빛나는 아이라
쉽게 포기하지 못했어
부르지 못한 노래
끝내지 못한 그림
건네지 못한 편지
전부 다 너였어
참 오래 좋아했어 널
우리 이어지지 않아도
넌 내게 빛나는 아이라
쉽게 포기하지 못했어
부르지 못한 노래
끝내지 못한 그림
건네지 못한 마음

첫사랑은 기준이 되는 걸 넌 알까 - 알레프


PJ는 오늘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사람을 생각한다. 떠올리려는 어떤 노력도 없이 눈을 뜨면 함께 눈을 뜨고 함께 출근하고 함께 밥을 먹는 그림자와 같은 존재이다.

오히려 그림자 속에 들어가면 그림자를 보지 않게 되려나? 오늘도 PJ는 생각한다.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한다.

그의 실체가 무엇이든 PJ가 참 오래 좋아한 사람이고

쉽게 포기하지 못한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


PJ가 원하는 멋진 사람을 그려두고 그를 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무엇이 진실인지 실체인지 알 수가 없다. 단지 이젠 PJ도 그냥 흘려보내고 싶을 뿐이다. 빛나는 시절을 함께 했기에 지우고 싶어도 지우지 못하는 기억일지도 모른다는 것도 안다.

언젠가 스며들어 어떻게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연결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던 것만은 분명하지만 착각이든 거짓이든 무엇이든 간에 이젠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충분하고도 충분했다. 어떤 여운이 남았든 현재에는 없는 사람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무언가 특별한 것만은 분명하지만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이 첫사랑이었든 배신이었든 실패였든 무엇이었든 간에 참 오래 좋아했고 빛나는 순간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서 PJ도 미련하고 어리석게 놓아주질 못하고 쉽게 포기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읽지 못하는 책도 있고 완성하지 못하는 그림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끝내 PJ도 인정하고 부디 잘 가라는 인사를 건넸다.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지만 너무 오래된 이별을 너무 많이 고한 이별을 다시 한번 고했다.


부디 잘 가라고 제발 가라고 이제 쫌 잘 가라고.

다른 건 다 몰라도 ‘참 오래 좋아했어. 널’이라고 마음에

외치며…

잘 가요. 내 소중한 사람.


#미련 #소설 #이별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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