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Joo Apr 06. 2020

항공화물 운송직원 '사람' 이었습니다.

당신들을 응원 합니다.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항공사들이 일시적으로 노선을 정리하고 인원을 감축하거나 무급휴직 등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항공사에서 근무를 할 때 항공사의 꽃은 여객이라고 들었다. 꽃이다 보니 비바람이 불면 떨어지고 상처를 쉽게 입나 보다. 사람 상대하는 일이 말없는 화물보다 어렵다는 건 이해하지만 밤새 일해야 하고 자다가도 대기업 화물을 취급하는 대리점에서 독촉 전화를 받을 때마다 전화기를 던져 버리고 싶었다. 긴급상황도 심심치 않게 생기고 날씨가 춥든 덥든 밖에서 일해야 하는데 월급을 더 많이 받는 것도 아니니 사람도 화물 취급받나 싶을 때도 있었다. 잘 하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거고 못하거나 실수하면 나쁜 놈이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항공 화물을 관리하고 국제법과 국내법 그리고 항공연합의 기준들을 준수하고 지키며 사람과 화물기의 안전을 지켜가며 일을 하다 보면 솔직히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무리 개당 수십억 원 가치의 화물을 운송 한다고 해도 그것을 안전하게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 무엇이 더 중요할까 싶다. 살아있는 동물들도 다치지 않게 안전하게 움직여야 하니 사람이 더 중요한 게 맞을 것이다. 시간에 쫏기고 궂은 날씨와 장비의 고장에 치이며 일하다가 손가락이 잘려나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등 나도 다치고 다른 이들도 다치는 것을 보았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춘 조업 직원들과 내가 이끌었던 팀원들 대부분이 참으로 잘 버텼다. 여객만큼 사람들과 언론의 관심을 받거나 겉으로나마 멋있어 보이지도 않지만 궂은 날씨와 온갖 어려움들을 헤쳐 나간 뒤에 느끼는 성취감 같은 것들이 있었다. 아마도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뭔가를 이루어 냈다는 느낌들이 좋았던 것 같다.


Star trek에서 나오는 transport 기능처럼, 사람과 사물을 원자 단위로 해쳐 모여를 시키는 기술이 나오지 않는 이상 항공화물은 그 위치와 중요성을 이어갈 것이다. 지금처럼 코로나로 여객은 거의 망했다고 할 순간에도 항공 화물 운송 직원들은 묵묵히 맡은 바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일터를 떠나온 지금도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항공사 내에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화물 직원들이 좀 더 고생한 만큼 대우를 받지를 못 한 것 같다는 부분이다. 항공 화물을 다루는 일이 이렇게 힘든지 몰랐고 그에 맞는 대우도 못 받는 것 같아며 입사했다가 1년만에 그만두던 직원이 아직도 기억난다. 솔직히 1년 버텨 준 것만도 고마웠다.


밤새는 근무만 아니라면, 그리고 월급과 인적 지원만 좀 더 준다면 솔직히 같은 분야의 일을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을 만큼 애정이 많았다. 오늘도 현장에서 그리고 맡은 바 자리에서 인력과 화물기의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고생하고 계실 모든 분들께 힘내시라고 응원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Paus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