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 전성기와 다름없는 폼으로 음원차트를 휩쓸고 특유의 스웨그와 여전한 카리스마로 단숨에 무대를 장악해 버린다. 작년 말 파워 넘치게 복귀하여 그는 어렸고 나는 젊었던 아름다운 시절을 떠올리며 홈스위트홈 흥얼거리게 만들어준 GD 말이다. 8년 만의 복귀에도 여전한 인기와 영향력을 떨치는 그를 보고 안도하며 흐뭇한 이유는 뭐 때문일까?
8년 전으로 시계를 돌리니 젊고 걱정 없고 자신만만한 내가 서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계획도 많아 주말이면 밖으로 나가기 바빴다. 부모님도 훨씬 건강하셨고 나 자신도 건강 걱정은 해본 적이 없다. 무슨 연유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는 아토피도 찾아오기 전이라 때 되면 치마도 입었고 반바지도 입었다. 추억은 늘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지금 되돌아보니 아직 반짝반짝 빛나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한때 최고의 예능케미를 뽐내며 연예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함께 받은 정형돈과 GD가 각자 거세고 아팠던 삶의 풍파를 지나 오랜만에 마주 앉아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니 그것이 보기 좋은 예능프로그램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나의 반짝였던 지난날, 그간의 삶의 궤적과 겹쳐지며 뜻하지 않은 위로를 받게 된다. 삶은 계속되고 아프고 힘들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되는 법이다. 오랜만에 옛 친구와 만나 걱정 따위는 묻어두고 실없는 농담이나 주고받다가 "Sorry but I love you 다 거짓말!" 함께 외치고 싶은 밤이다.